아직도 호구로 보는가?
아직도 호구로 보는가?
  • 이병복 전 청주시의원
  • 승인 2022.10.13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이병복 전 청주시의원
이병복 전 청주시의원

 

`호구' 어리숙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는 나와 있다. 어느 경우에는 사람이 착함을 이용하여 업수이 여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호구 당했다고 하기도 한다.

지금 충북은 대청댐의 어마무시한 각종 규제로 인해 불만이 팽배할대로 팽배한 상태에서 갑자기 대청댐 물이용 권리와 물 요금 때문에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주민들의 분노 폭발 지점은 대체로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 대청댐을 이용하는 수익자들에 비해 대청댐 때문에 충북의 4개시군은 대청댐의 90% 땅을 내주고도 지난 40년간 각종 규제로 인해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당하고만 살아왔다는 지점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둘째와 셋째는 충북도와 청주시 그리고 정치권의 무관심과 안일함에 대한 분노이고, 물 이용 권리의 불합리성과 충북도민이 철저히 무시당했다는 점에 분노의 지수는 치솟는다.

대청댐을 건설하고 운영하면서 한국수자원공사는 청주시와 물 이용에 관한 협약을 한 모양이다. 이를 보도한 언론에 따르면 40년전 당시 청원군에는 상수도 시설이 열악하다 못해 거의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청원군과는 물 이용에 관해서는 아예 아무런 협약도 없었다고 한다. 반면 청주시와는 2,800만톤은 저렴 또는 무료로 제공하고 그 이상 사용량은 다른 지자체에 공급하는 가격으로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기막힌 반전이 일어난다. 대청댐에 10%정도의 땅이 들어간 대전시와는 연간 3억8,600만톤의 물을 사용할 권리를 주고 물값은 1톤당 6.3원만 받기로 했단다. 이는 다른 지자체가 1톤당 50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무료라 할 만한 가격이라고 한다. 심지어 대전시는 이 물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남는 물을 다른 지자체에 다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판 `봉이김선달'이 따로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충북도에서는 그동안 무엇하고 있었는가? 도민들은 묻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이미 10년전에 지역 일간지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단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에 충북도민들은 `호구'처럼 살아왔다는 자괴감에 분노감이 치솟는 것이다.

대청댐이 건설된지 40년! 청원군은 2014년 청주시와 통합이 되어 청주시로 변했다. 당시의 청원군 지역인 오송과 오창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자리잡고 충북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가정마다 상수도 시설이 되어 있음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도시의 발전에 따라 물 이용량도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불문가지이고 산업단지에 필요한 공업용수는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얼마전 김영환신임 충북도지사의 문제제기가 있기 전까지는 누구도 이의제기나 부당함을 지적하는 이가 없었다는데 분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충북에는 정치가 없었는가 보다. 충북에는 사람이 없었는가 보다. 이렇게 철저히 무시당하고 외면 받기도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40년 동안, 더구나 지역 언론에서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을 수 있다는게 더 놀랍다. 충북도의 최우선은 충북도민의 안전과 재산보호가 아닌가? 정치인의 최우선 덕목 역시 국민의 안전과 재산보호가 아니던가? 더구나 이러한 문제는 재정적 문제보다 더 높은 가치인 `자존심'에 관한 중대한 문제이다. 분노를 넘어 자포자기하는 한탄의 소리마저 들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싯점”이라고 하지 않던가.

충북도민이 납득할만한 재협상을 해야 한다. 충북은 한발 더 나아가 대청댐 물 이용권리의 확립이 `충북특별법' 제정의 첫걸음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청주시도 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바로 청주시민들의 이익과 자존심이 걸린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