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도 있게 곱씹어 보길
심도 있게 곱씹어 보길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10.11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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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우리 해군이 지난 9월 30일에 독도에서 불과 150㎣ 정도 떨어진 동해 해상에서 일본 자위대 군함과 함께 한·미·일 연합 대잠전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일 군사협력을 복원한 것으로 지난 2017년 처음 실시된 이후 5년만이다.

하지만 이 훈련을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제주도 남쪽 먼 바다에서 실시한 것과 달리 윤석열 정부는 독도 근해에서 실시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됐다.

군 당국은 북한 잠수함의 활동 예상해역을 고려해서 훈련 장소를 독도 근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일본이 끊임없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독도 앞에서 한반도 침탈의 상징인 욱일기를 단 자위대 군함과 함께 훈련을 했다는 것에`굴욕적'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후보 때 “유사시 한반도에 일본 해상자위대가 개입할 수 있다”고 했던 말이 새삼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새 정권 들어 일본을 대하는 태도가 지난 정권 때와는 달리 양처럼 온순해졌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 면전에 대고“일본은 우리의 동맹이 아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런데 새 정부는 뭐가 그리도 아쉬운 것이 많은지 낮 뜨거울 정도로 일본에 애정을 구하고 있다. 만나지 않겠다는 일본총리를 억지로 찾아가 30분만 시간 좀 내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외교 행태에 국민들은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였다. 왠지 이번 군사훈련이 유사시 한반도에 일본 군대 개입을 일찌감치 허용해 준 것 같은 생각마저 들어 걱정까지 앞선다.

일본은 걸핏하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며 분쟁을 일으키고 있고,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를 낳은 과거 식민통치에 대해 단 한마디 사과와 반성도 하지 않고 있는 뻔뻔한 나라다.

일본은 임진왜란을 일으켜 우리국토를 짓밟고 백성을 유린한 나라다. 구한말 식민통치로 또다시 우리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과 역경을 준 주적이다.

최근 발표된`2022 최고의 국가'조사에서 우리나라는 프랑스(7위)와 일본(8위)을 제치고 전 세계 국력 랭킹 부문 6위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국력 6위 주권국가로서의 운신의 폭을 여전히 넓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틈을 노린 일본은 겉으로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핑계로 한·일 군사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속으로는 호시탐탐 한반도를 위협할 수 있는 군사를 재무장하고 있다. 그리고는 원자폭탄으로 폭망했던 자국을 재건시켰던 한국전쟁이 다시 발발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이번 한·미·일 연합훈련에 욱일기를 버젓이 단 일본군 함대를 독도 앞바다까지 모셔와 독도 영유권 분쟁의 유리한 빌미를 제공한 정부 두둔하기에 급급하다.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 훈련을 미국·일본과 함께 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식의 논리로 정부 편들기에 바쁘다. 독도 보다 일본 땅에 더 가까운 해상에서 훈련을 한 것이 무슨 문제냐고 화를 낸다. 이번 훈련이 가져온 논란의 핵심을 분간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니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맞나 싶다. 독도를 지켜야 하고 욱일기에 분노하는 국민의 정서를 모르니 그저 기가 찰 따름이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다시 돌이켜 보는 것은 그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경계하기 위함이다. 새 정부와 여당은`역사는 반복 된다'는 조언을 심도있게 곱씹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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