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인사잡음 없애려면 원칙 지켜야
공공기관 인사잡음 없애려면 원칙 지켜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2.09.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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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공공기관장 자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자리를 채우는 과정에서 내정설이 불거진다.

과거에도 기관장이 바뀌면 흔히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모든 기관이 그렇지는 않다. 일부이긴 하지만 구습의 반복은 시정 운영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인선은 내정설에 휩쓸린 시의 대표적인 사례다. 공모절차가 진행되기 전부터 내정설이 돌았다. 시장의 측근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시장 측근에서 소문이 나왔던 특정 인사가 흘렸던 대표자리를 노리고 있던 인사들에게는 심적 부담이 컸을 것이다.

내정설은 시 스스로 공정성을 훼손한다고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폐해가 있다.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뽑을 때는 외압을 막고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추천된 인사를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심사도 공정해야 한다.

그러나 미리 정해놓고 절차를 진행한다면 거수기와 들러리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코드에 맞는 인사가 필요하더라도 형식적인 절차라면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릴 수 있다. 외부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시가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능력과 경험 많은 인물을 놓치는 경우도 생긴다. 청주시 문화산업진흥대단 대표이사 공모가 그렇다. 내정설이 불거지자 들러리를 직감하고 원서 내는데 눈치를 보거나 포기한 사례가 실제로 있었다. 시나 문화재단 조직 운영에 결코 도움이 안된다.

물론 시장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뽑길 원하는 데도 공감한다. 시장과 문화재단 대표가 철학을 공유하고 지향점이 같다면 업무 추진에도 동력이 될 수 있다. 문화산업도 한 단계 도약하는 새로운 전기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가 어느 해보다 한국 문화에 열광했다. 케이(K) 드라마가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1위에 오르는가 하면 K-무비와 K-팝은 해외 유수의 시상식에서 잇따라 수상했다. 그야말로 한류 열풍이 불었다.

이런 물결은 지방자치단체의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저마다 친환경 고부가가치 산업의 육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문화산업이 무공해 첨단 산업으로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일례로 부천시의 만화산업이 그렇다. 1995년 도시재구성전략의 하나로 문화를 도시발전의 핵심 분야로 선택한 후 지난 1998년부터 본격적인 만화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부천만화정보센터, 한국만화박물관을 설립하는 등 만화인프라 구축사업과 창작지원, 출판지원 등 지원사업과 부천국제만화축제, 부천국제대학 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의 행사로 만화도시 명성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청주문화재단이 청주가 문화도시로 지정받고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문화를 산업으로 이어가는 데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문화재단의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고민할 때다.

이런 점에서 이번 문화재단 대표이사에게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문화도시의 위상을 지켜내면서 문화를 산업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그런 인물을 뽑기 위해서는 원칙만 잘 지키져도 뒷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내정설 논란이 반복되는 일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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