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반성 좀 하시라!
제발 반성 좀 하시라!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09.20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중국이 한·중·일 고대 유물전시회를 개최하면서 한국 고대사의 고구려와 발해를 고의로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우리 정부 측은 수정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중국 정부 측은 “고구려·발해 문제는 하나의 학술 문제”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은 한중 수교 30주년,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7월 26일부터 10월 9일까지 `동방의 상서로운 금속: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열고 있다.

한국은 이번 전시회에 한국 고대사 연표를 소개하면서 청동기 시대는 고조선, 철기시대는 신라·백제·가야·통일신라·고려·조선 등으로 표기했다.

그런데 중국이 슬쩍 한국 고대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임의로 삭제한 뒤 마치 한국에서 동의를 해 준 것처럼 자료 출처를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이라고 표기해 놓았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우리 정부 측은 수정과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수정을 거부하며 되레 학술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슈화한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그리고는 양국 간 정치적 논쟁을 막기 위한 얄팍한 수로 한중 수교 기념을 맞아 중국 서열 3위 리찬수 상무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하는 날 중국사와 일본사 연표까지 모두 철거해 버렸다.

아마도 리찬수 상무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고구려와 발해가 빠진 한국사 연표는 여전히 전시되고 있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가 간 전시회에 사용하는 자료는 제공 국가의 자료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다.

그럼에도 중국 측은 우리 측이 제공한 한국 고대사 자료에서 버젓이 고구려와 발해를 슬쩍 빼 버렸다. 중국이 얼마나 한국이라는 나라를 우습고 만만하게 생각하는지를 이번 사건이 너무도 잘 말해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이 같은 사실을 전시회가 개막되고 50일이나 지나서야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은 여전히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는 동북공정 시도를 멈추지 않겠다는 속내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중국의 역사공정은 중국 국경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국책 학술사업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다.

이 중 동북공정은 중국의 동북 3성 지역에서 부흥했던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동북공정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향후 통일한국이 되었을 때 우리 정부가 만주에 대한 영토주장을 못하도록 하기 위한 사전책이며 나아가 옛 고구려에 속했던 북한 땅도 자기네 역사이고 자기네 영토라고 우겨댈 수 있는 빌미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을 짓밟은 전쟁 거의 대부분은 현재의 중국에 속했던 국가들이 일으켰다. 중국의 동북공정 역시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엄연한 한 중 간 영토전쟁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의 얄팍한 행동을 우리 정부는 사전에 파악도 못했을 뿐더러 알고 나서도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다.

이쯤되면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옛 선조들에게 여전히 중국으로부터 발림당하고 있는 이 나라 정부는 면목이 없는 것 아닌가 싶다.

정부는 이번 한·중·일 고대 유물전시회에서 버젓이 자행된 중국의 작태를 뼈아픈 치욕으로 삼고 제발 반성 좀 하시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