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가르침
배우고 가르침
  • 방선호 수필가
  • 승인 2022.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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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방선호 수필가
방선호 수필가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삶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저런 말들로 인생과 삶에 대해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말로 인생을 삶을 표현할까? 잠시 생각해 보니 삶은 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치며 무한대로 성장해 가는 일련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물론 무엇인가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것과 상관없이 일체의 행위를 하는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라 마음의 0점 조정이라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수십 년째 활을 쏘아 온 일류 궁사일수록 습관적으로 활을 쏘지 않는다. 활을 쏘기 직전 마음과 호흡과 자세를 가다듬고 나서, 바람의 흐름 등을 알아차리고 생애 첫 활시위를 당기듯 온몸과 온 마음이 온전하게 깨어 있는 가운데 활을 쏜다.

배우고 가르치는 일련의 과정인 모든 인생살이가 이와 다르지 않다. 모든 일을 하는 매 순간 마음과 호흡과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그 어느 한순간도 아무 생각 없이 습관에 이끌린 채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활쏘기는 군자와 비슷한 면이 있다. 화살이 과녁에 적중하지 않으면 돌이켜 자기 몸에서 구한다는 말처럼 언제 어디서나 마음과 호흡과 몸가짐을 바로 하는 군자의 깨어 있어야 한다.

인생이 배우고 가르치는 일련의 과정이라면 배우고 가르치는 별도의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배울만하면 배우고 가르칠 수 있으면 가르칠 뿐이다. 자신이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이끌어 줄만 한 사람을 만나면 그가 곧 스승이고 반대로 그가 부족한 부분을 내게 채워준다면 내가 스승일 뿐, 스승과 제자 사이라는 것이 한번 정해지면 영원한 고정 불변의 관계일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 배우고 가르친다는 것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자연스런 일일 뿐, 특별히 지식이 많아야 하는 일도 아니다. 대수학자가 아니어도 누군간 간단한 셈법에 따른 계산을 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면 구구단을 외우고 간단한 덧셈 뺄 샘 곱하기 나누기 정도를 하는 실력으로도 얼마든지 도와주고 가르쳐 줄 수 있다.

다만, 자신이 정확하게 아는 것을 가르쳐 주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야 한다. 자신에게 구구단을 배운 누군가가 자신도 모르는 미적분에 대해 묻는다면 구구단을 가르친 선생이란 체면에 사로잡힌 채 미분과 적분이란 것은 없다면 월분과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배우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이 정해진 바 없이 서로서로 가슴을 열고 배우고 가르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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