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사회복지사에게 바란다
정치인 사회복지사에게 바란다
  • 황명구 세종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 승인 2022.06.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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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황명구 세종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황명구 세종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윤석열 대통령께서 취임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당선자들께서도 분주하게 자리준비를 하고 있다. 인수위를 꾸리고 공약을 검토하고 취임준비를 한다. 인수위 구성을 보면 당선자의 의중을 알 수 있다. 정책과 운영방향도 읽혀지고 있다. 국민은 관심으로 주시하고 있다. 어떤 변화가 우리 삶으로 다가올지.

사회복지인의 한 사람으로 기대가 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사회복지사들도 많이 자치단체와 의회 등 정치권에 진출했다. 시도지사 1명, 교육감 2명, 시장군수 25명, 시도의회 의원111명, 구시군의회 의원 347명이다.(출처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많은 사회복지사가 전국에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실제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일했던 분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지역사회 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 계기가 된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사회복지계는“사회복지사는 왜 정치참여를 하지 못하는가? 능력이 없는 것인가?” 등 많은 논쟁이 있었다. 사회복지사를 정치권으로 보내자는 운동도 했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 `사회복지사는 착한 사람, 남을 도와주는 사람' 등으로 인식되어 정치적 개입을 할 경우 오히려 눈총을 받았다. 세상은 변했다. 사회복지현장을 잘 아는 사회복지정치인이 사회복지정책개발과 집행에 관여할 때 훨씬 더 합리적이고 효과성이 높을 것이다.

반면 걱정도 된다. 사회복지사라고 하지만 다 같은 사회복지가치와 경험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사회경험 속에서 복지사 자격증만 가지고 정치인이 된 사람도 있고, 실제 사회복지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이든지 어설프게 알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는 말이다. 사회복지의 본질을 모르고 그저 자기의 편협한 관점 속에서 사회복지현장과 정책, 제도에 개입할 경우 오히려 훨씬 더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공무원을 괴롭히고 민간사회복지기관을 더 어렵게 만든다.

또한 사회복지현장에 오랫동안 경험을 했다고 해도 그동안의 쌓인 감정으로 민관을 바라볼 때 오히려 보복적 행위로 사회복지현장을 후퇴시킬 가능성도 크다. 사회복지행위는 고난도의 정책적·제도적·행정적·전문적 영역이다. 그 영역을 자신의 감정과 힘으로 휘두른다면 그것은 재앙이 될 것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사회복지가치를 모르는 수장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변화된 복지욕구를 인지하지 못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복지는 국민의 삶과 질을 결정한다. 또한 지역민의 희망이다. 그런데 말로는 가장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해 함께 한다고 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도 많다. 정치적 멘트로 4년과 5년을 보내는 수장 자신은 좋을지 모르지만 국민은 고통 속의 시간이다. 그래서 생각과 시작이 중요하다. 보통 인수위에서 분야별로 그가 속한 지역의 국민 행복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중의 한 축은 복지일 것이고 그래야 한다. 그런데 복지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정치에 입문하였지만 인수위 내용을 살펴보면 복지는 거의 없다.

그동안 끊임없이 주장해 오던 서비스의 질적 향상, 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개선 및 인권 보호, 일자리 창출과 공공성 확보, 부족한 인프라 구축, 돌봄 사각지대의 해소 등이 축소되거나 살아지고 있다.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인가? 그동안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이제는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보고 싶어 한다. 그 희망을 새로운 당선자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입문한 복지정치인들이 좀 더 전문성을 가지고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염원했던 정치입문의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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