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버려주세요
`여기’에 버려주세요
  • 신다솜 청주시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2.04.26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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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신다솜 청주시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신다솜 청주시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7일간의 자가 격리를 마치고 집 청소를 했다.

자가 격리 기간 쓴 이불과 옷을 모두 세탁하고 집안 이곳저곳에 소독제를 뿌리면서 곳곳에 남아있을 코로나 바이러스들을 없애던 중 두둑한 약 뭉치를 발견했다. 나와 가족들이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들이었다.

이 약 뭉치를 보면서 `이건 어떻게 버려야 되나?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면 되는 건가'하는 궁금증이 들었고 폐의약품 배출 방법에 대해 알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폐의약품은 사용 기한이 지났거나 잘못된 보관으로 인해 내용이 변질·오염되어 복용할 수 없는 약을 말한다.

폐기물관리법상 `생활계 유해폐기물'로 분류되어 약국이나 보건소를 통해 수거한 후 전량 소각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폐의약품 배출 방법에 대해 모르고 있다.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폐의약품을 쓰레기통·하수구·변기에 처리하는 비율은 55.2%로 약국·보건소에 반환한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이렇게 폐의약품을 아무데나 버리게 되면 의약물질에서 배출된 항생물질들이 분해되지 않은 채 하천과 토양으로 흘러가게 된다. 하천과 토양에 스며든 의약물질을 물고기나 다른 생물들이 먹게 되면 유전자 변이가 생긴다. 그리고 이 동식물들이 우리의 식탁으로 다시 올라와 인간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영화 `괴물'에서나 보던 장면이 실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폐의약품은 종류마다 배출 방법이 달라진다. 첫 번째 `알약' 종류이다. 알약 종류는 포장용기를 제거한 후 알약만 비닐봉지에 담는다. 두 번째, `가루약'은 포장지를 뜯으면 가루날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포장되어 있는 상태로 배출한다. 세 번째, `물약' 같은 액체 종류는 한 병에 모을 수 있는 만큼 모아 새지 않게 밀봉해 배출한다. 네 번째, `안약, 연고' 처럼 특수용기에 담겨있는 것들은 겉 종이박스는 분리하고 용기째 배출한다. 이렇게 종류별로 구분한 약은 가정에서 가까운 약국이나 보건소, 행정복지센터로 가져다주면 된다. 필자가 일하는 `내수읍 행정복지센터'에도 예쁜 알약 모양의 폐의약품 수거함이 놓여 있다. 이렇게 모인 폐의약품은 주기적으로 수거되어 안전하게 소각된다. 청주시는 매월 25일을 `폐의약품 수거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의약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플 때 증상에 맞게 제때 약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고 난 뒤 제대로 버리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폐의약품을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말면 쉽고 편하겠지만 약의 화학 성분이 환경에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작은 행동이 세상을 변화시켜 지구를 구할 수 있다. 그러니 조금 번거롭더라도 가까운 폐의약품 전용 수거함을 찾아 분리배출을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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