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산화(飛散火) 협치와 예방으로 극복하자
비산화(飛散火) 협치와 예방으로 극복하자
  • 서승우 충북도 행정부지사
  • 승인 2022.03.1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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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서승우 충북도 행정부지사
서승우 충북도 행정부지사

 

50년 만에 최악이라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1월 기준 전국의 강수량은 2.6㎜이며 평년(26.2㎜) 대비 10.8%에 불과하다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었다. 1973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겨울가뭄은 산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3월 5일 현재 전국의 산불 발생건수는 261건인데 지난 10년간 평균 92건에 비해 2.5배 이상 많다는 분석이다.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긴장감을 더하게 한다. 장기 기상예보 상황도 녹록지 않다. 3월부터 5월까지도 강수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고 봄 가뭄에 대비하자는 움직임도 펼쳐지고 있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산불의 60%는 봄철에 집중되고 있다. 기후특성상 봄철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다. 또한 바람의 세기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산불 개연성이 높아진다.

이번 강원도 산불의 경우에도 예측할 수 없는 바람의 작용이 피해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언론보도에도 등장하는 `양간지풍'이라는 단어는 최근 발생한 동해안 산불상황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으며 그 영향은 막대하다.

물론 조선왕조실록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사건들이 등장한다. 일부를 소개하면 성종실록 제226권에 “1489년 2월 24일 산불이 나서 양양부(襄陽府) 주민 205호와 낙산사 관음전이 연소되고, 간성 향교와 민가 200여 호가 일시에 모두 탔다”는 내용과 현종실록 제20권에 “1672년 4월 5일 강릉·삼척 등 네 고을에 산불이 크게 나서 불타버린 민가가 1900여 호이다”라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당시 시대적 여건과 사회규모를 감안 할 때 참으로 엄청난 피해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강력한 바람은 화세의 정도와 방향을 급속하게 변화시킨다. 산불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비산화이다. 산불이 대류열을 발생시키고 상승 기류를 형성하는데 이때 불티가 날아가게 되어 피해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비산화는 거리가 2㎣가 넘었다는 사례도 있다. 비산화 상황에서는 일상적인 산불진화와 현장 통제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지난 7일 충북도지사 특별지시가 내려졌다. 산불예방과 진화태세를 확립하는 내용과 민·관이 협력하여 산불신고 체계 유지에 협력을 당부하고 지역 내 인적 물적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되었다. 시·군과 유관기관의 협력과 공동대응이 요청되었으며 산불예방에 관심을 당부하는 서한문도 전달될 계획이다.

목민심서 애민(愛民) 편에 “환란이 있을 것을 생각해 예방하는 것이 또한 이미 재앙을 당하고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나은 것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도내에는 공중진화를 위한 임차헬기 3대를 운용하고 있다. 시·군의 산림공무원과 감시원 963명, 예방진화대 658명이 현장을 누비고 있다. 소방서, 경찰서, 군부대, 진천산림항공관리소와 국유림관리소 산불특수진화대가 든든한 지원태세를 갖추고 있다.

산불 예방에는 주민 개개인의 예방과 협조가 기본이자 최고의 대응책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산불대책 관계자, 기관, 자원봉사자의 대응 협업이 빛을 발해야 할 것이다. 산불에 지친 산하(山河)와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봄비가 내려주길 소망하는 아침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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