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플라스틱!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 정진자 충북도 환경정책팀장
  • 승인 2022.0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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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자 충북도 환경정책팀장
정진자 충북도 환경정책팀장

 

혹자는 현대를 플라스틱의 시대라 부른다. 플라스틱 없이 인류가 어떻게 생활해 왔을까 상상이 안될 정도로 도처에 널려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플라스틱제품에서부터 녹차의 티백, 물티슈, 접착제 등 알송달송한 제품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이제는 인간생활과 뗄수 없을 만큼 깊숙이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와 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값싸고 깨지지 않아 휴대가 간편한 환상적인 물질이다. 20세기초 합성수지 플라스틱이 개발된 이후 인류의 플라스틱에 대한 사랑은 계속 진화하여 마침내 한번 쓰고 버리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짧은기간 참으로 놀랄만큼 인간생활 전반에 걸쳐 깊숙이 뿌리 내려왔다.

그런데 이렇게 총애를 받던 플라스틱이 이제는 인류의 숨통을 조이는 골칫거리로 변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지구의 온난화를 부채질하고 있으며 편리함에 손쉽게 사용하다 버리는 1회용품은 지구를 쓰레기 지옥으로 바꾸고 있다.

유엔으로부터 196번째 국가로 인정받은 곳은 어딜까? 다름아닌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 있는 `태평양 대(大)쓰레기장'(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이라고 불리는 쓰레기섬이다. 그 면적은 한반도의 7배가 넘으며 1조8000억 조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섬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이렇게 거대한 쓰레기 섬은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에 걸쳐 4개가 더 있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데는 450년이 걸린다.

바다에서 표류하는 플라스틱은 햇빛을 받아 아주 작은 조각들로 쪼개지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2015년 영국에서 발표된 `해양 속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관한 국제 목록' 에 따르면 바닷속에는 최소 15조~최대 51조의 미세 플라스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야말로 바다는 미세 플라스틱 스프가 되어가고 있다. 해양 생물들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따라 인간에게 축적되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섭취가 쥐의 자폐장애를 유발하며 임신중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자폐증을 가진 새끼쥐가 태어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흔히들 지구는 1회용품이 아니라고 말한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중에 인간이 살 수 있는 별은 지구가 유일하다. 그런데 인간은 당장의 편리함을 위해 그리고 나 아닌 누군가 어떻게 하겠지 하는 안이함으로 인해 하나밖에 없는 지구, 대안이 없는 지구를 1회용품 취급하고 있다.

인간은 잘되어 갈 때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때 과거를 떠올린다. 우리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깨닫고 있다. 이제는, 오염과 공해로 살기 어려운 지구환경이 되어 이전을 그리워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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