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제2의 안중근이 그리운가
왜 우리는 제2의 안중근이 그리운가
  • 최철원 국립괴산호국원 실무관
  • 승인 2022.02.1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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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최철원 국립괴산호국원 실무관
최철원 국립괴산호국원 실무관

 

계절 앞에 시간은 빨리도 흐른다. 구전으로 전해진 한 젊은이의 용기가 온 지구를 뒤흔든 사건이 113년 전 10월 26일에 일어났다. 제국주의 야욕이 한순간에 무너진 날이기도 하다.

이날을 맞이한 사람은 일본 제국의 추밀원 의장인 이토 히로부미였다. 일본인에게 이토 히로부미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메이지 유신정부(1866년) 정계에 투신, 외국사무국 판사, 효고현(현 오사카와고배) 지사를 역임하고 영어에 능통했다는 인물이다.

일본 유신정권에서 군림한 최고 지도자로 초대 내각총리 대신을 역임했다. 이후 1905년 11월 특명전권 대사로 대한제국에 부임한 뒤 을사늑약을 체결한 그는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내정을 장악, 한국 병탄(倂呑)의 기초공작을 수행한 사람이다.

반면 1909년 3월 2일 러시아에서 의병활동을 하던 안중근 의사는 동지 11명과 함께 단지회(斷指會)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했다. 그는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3년 내에 암살하지 못하면 자살로 국민에게 속죄하겠다는 맹세를 한다. 이후 이토가 하얼빈을 방문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9시15분쯤 하얼빈 역에서 사열 중 여섯 발의 총탄을 발사해 그 중 세 발을 적중시켜 저격한다.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현장에서 체포된 그는 1909년 11월 3일 연루자들과 함께 중국 관동도독부 지방법원 뤼순 감옥에 수감됐다.

다음날부터 12월 21일까지 4차례에 걸쳐 미조부치 다카오 감찰관의 신문을 받았고 조선통감부에서 파견한 사카이경시에게 1909년 11월 26일부터 1910년 2월 6일까지 12차례 이상의 신문을 받고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는다.

당시 안중근의 사형선고는 국내외 모금 운동과 외국 변호사들의 무료 변호운동이 일어날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런 안중근은 “항소하는 것도 변호하는 것도 일본에 목숨을 구걸하는 일”이라며 거절했다.

이후 안 의사 사형선고 소식에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의 짧고 단호한 편지는 우리 민족에게 큰 울림을 준다.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했으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아마도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네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재회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세상에 나오거라”고 했다.

안중근은 형무소에 면회 온 동생들에게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긴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 된 의무를 다하여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루도록 일러다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후 사형선고 40일이 지난 1910년 3월 26일 교수형을 받았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3월 25일에 사형이 집행되길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은 순종의 탄생일인 건원절이라 이튿날 사형이 집행됐다고 파리 외방전교회 빌렘신부의 기고를 통해 공개됐다.

3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뜬 안중근 의사를 흠모하는 우리 국민은 이제는 우리 품으로 돌아오도록 기도하자. 그리고 현시대에 맞는 대한민국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줄 수 있는 제2의 안중근 의사가 탄생하길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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