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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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12.1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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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심리학자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캐니민 교수에 따르면 한 인간에게는 `경험 자아'와 `기억 자아'라는 두 존재가 공존한다고 합니다. 이 중 `경험 자아'는 현재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느끼는 자아입니다. 이 자아는 지금 벌어지는 기쁜 일이나 쾌락은 추구하고 고통이나 괴로움은 회피하려고 합니다. 반면에 `기억 자아'는 지나간 경험을 회상하고 평가하는 기능을 합니다. 지난 사건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여 해석하는 자아입니다. 문제는 이 두 자아의 판단이 대체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의 경험과 기억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먼저 A그룹의 환자들은 8분 동안 고통스러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예고 없이 검사 도구를 갑자기 제거하였습니다. 힘든 순간이 검사 종료와 함께 갑작스럽게 끝이 난 것입니다. 반면에 B그룹 환자들은 A그룹 환자보다 더 긴 시간 동안 검사를 받았고 검사하는 동안 A그룹 환자와 똑같이 고통스러운 순간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검사가 끝나고 도구를 2분 정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천천히 내시경을 제거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B그룹이 더 오랜 시간 동안 고통스러운 검사를 받았지만, 끝에는 상대적으로 덜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것입니다.

이 실험에서 `경험하는 자아'는 B그룹의 환자가 훨씬 더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A그룹이 검사를 다 마치고 쉬는 동안 B그룹은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억하는 자아'의 평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질문에 놀랍게도 B그룹이 훨씬 더 많이 동의한 것입니다. A그룹은 검사가 고통스러울 때 끝났기 때문에 고통을 계속 기억하고 있었지만, B그룹은 고통이 점차 감소하다가 줄어들면서 끝났기 때문입니다.

교류 행동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사람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첫째는 처음부터 끝까지 칭찬만 하는 사람, 둘째는 처음에는 욕하다가 마지막에는 칭찬하는 사람, 셋째는 처음부터 끝까지 욕만 하는 사람, 넷째는 처음에는 칭찬만 하다가 마지막에는 욕하는 사람. 이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는 처음에는 칭찬하다가 마지막에 욕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부류는 처음에는 욕을 하지만 마지막에는 칭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TV 드라마도 마지막이 재미있어야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행복한 모든 관계의 핵심은 마지막을 멋지게 마무리하는 유종의 미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을 오래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2021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우리는 코로나19로 참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남은 시간을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면 올해는 행복한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마지막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을 살피고 마음을 다스려야겠습니다. 행복은 마지막에 열리는 추억의 꽃입니다. 마지막이 더 아름다운 한 해되기를 소망하면서 아기 예수님의 성탄 인사를 전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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