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시대 4 - 다시 맞는 르네상스
메타버스시대 4 - 다시 맞는 르네상스
  •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 승인 2021.11.2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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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필자는 미디어아티스트로서 예술적 활용성이 넘쳐나는 메타버스나 NFT에 관한 자료를 수시로 찾아보고 있다. 그러던 중 미국의 한 언론매체를 통해 2021년 3분기 말까지 NFT로 생성된 디지털 자산이 전 세계적으로 4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4조원이 생성되었다는 뉴스를 접했으며 이렇게 생성된 NFT의 대부분이 예술작품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여론 조사기관인 해리스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1%가 NFT 예술작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한 번도 예술 작품을 구입한 적이 없었다라는 것이다. 필자와 같은 예술가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메타버스와 NFT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과 기술을 제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세계적인 글로벌 투자은행인 제프리스의 재무 분석가에 따르면 NFT 시장이 2022년에 두 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최소 800억 달러(한화 100조원 이상)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필자와 같은 예술가들은 갑자기 나타난 이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성장 동력과 NFT라는 세계 미술 시장의 규모와 구조의 엄청난 변화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모든 NFT 시장이 불과 몇 개월 만에 수십억 달러 규모에서 수백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시장으로 확장되며 전세계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정도의 변화는 역사적으로 볼 때 예술계에 대한 NFT의 영향에 가장 비슷한 것은`르네상스 시대' 패러다임의 전환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세 시대 예술가들은`길드'에 속한 단순 기술자로서의 낮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는 비로소 개별화되며 지위가 크게 상승했다. 중세의 예술향유자는 고위 성직자, 봉건영주 등 1%의 극소수 상위계층이었으나 르네상스는 자본가 및 자유 시민 계급 출신 또한 경제권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작품을 구입 소장할 수 있었다. 지금의 NFT 작품을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르네상스는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업장과 공장에서 수입을 창출하고 생산을 독립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했으니 오늘날 NFT를 통해 우리는 유사한 패러다임 전환을 경험하고 있는 것 이다.

NFT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는 2D나 3D 모습의 가상 세계가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했던 경험이 가능해지는 새로운 현실 세상을 향한 물리적 세계의 디지털에 관한 이야기다. 21세기 메타버스 시대의 예술 세계는 가상 창작과 가상(그러나 매우 현실적) 경제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어 예술가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진정으로 무한한 공간의 출현을 바탕으로 작업을 할 것이다.

현실 세계에는 수백만 개의 은하로 구성된 우주가 존재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가상 세계(차세대 인터넷)에서는 수백만 개의 메타버스로 구성된 멀티버스를 생성하게 될 것이다. 르네상스가 중세 암흑시대를 끝내며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철학과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의적 사고를 일깨워준 것처럼 NFT를 기반으로하는 메타버스는 기존의 세계를 넘어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하고 가보지 못한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상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메타버스 속 가상 작업실에서 내 아바타가 만든 작품도 지금 현실 속 내 작업실에서 만들고 있는 작품과 동일한 가치를 인정받게 될까? 필자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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