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의 망각과 면역항암제
청렴의 망각과 면역항암제
  • 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 승인 2021.11.23 2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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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김중일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암은 유전자 변이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특정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게 되면 정상적인 세포들의 정교한 제어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여 암세포가 생겨나게 된다. 암은 1990년대 초반까지 변이를 일으킨 세포가 가득 차 있는 덩어리를 뜻했다. 이에 그 덩어리를 잘라내는 외과적 수술을 하거나,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방사선을 쬐었고,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독성 화학물질을 환자 몸속에 넣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암에 걸린 환자의 대다수는 회복하지 못했다.

암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암 조직은 여러 세포로 구성되어 있음을 발견했고, 이러한 세포를 표적하는 약이 개발되기도 했다. 암을 치료하기 위한 관점은 계속 확장되었고 암은 단순 유전자 변이에 따른 병이 아니라 암과 면역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관점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암을 직접 치료 대상으로 하지 않고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강화해 간접적으로 암을 없애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이 `면역항암 치료'이다.

면역 시스템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과 균형이다. 과하면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게 된다. 과도한 면역반응을 막아주는 것을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이라 한다. 그런데 정말 대단한 것은 암이라는 세포는 이러한 면역관문을 암의 생존을 위해 활용한다고 한다. 면역시스템이 암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암의 위장술을 해제하는 항암제를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 point blockade)라 하며 면역 시스템이 정지하지 않도록 해주며 면역항암반응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통해 개발된 면역항암제가 미국 글로벌 제약사 BMS(Bristol Myers Squibb)의 여보이(Yervoy)로 2011년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이후에는 BMS의 옵디보(Opdivo), 미국 제약사인 MSD의 키트루다(Keytruda)도 승인되었다. 키트루다(Keytruda)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폐암을 치료하면서 더욱 각광받게 되었다.

청렴을 논하고자 하면서 전혀 관계없는 듯한 면역항암제를 설명하는 이유는 청렴과 부패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와 비교하기 위함이다. 청렴이라는 면역작용이 균형을 이룰 때에 부패를 인지하고 밀어낼 수 있으나 그 균형이 깨지고 부패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청렴은 그 역할을 못하게 될 것이다. 즉 암이 우리 몸의 면역관문을 속이고 암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여, 온몸을 암세포로 뒤덮이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패가 만연하여 그 부패가 부패인지 모르고 당연시하게 될 경우에 청렴은 잊히게 된다. 청렴이라는 면역관문으로 부패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함을 인지하도록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렴이란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러한 청렴 면역관문이 항상 유지될 수 있도록 내 안의 청렴 세포들을 건강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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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 2021-11-24 09:12:46
정말 멋진글입니다 ALT*****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