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활력, 귀농·귀촌으로 만든다
농촌 활력, 귀농·귀촌으로 만든다
  • 정경화 충북도 농정국장
  • 승인 2021.10.1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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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경화 충북도 농정국장
정경화 충북도 농정국장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난해 수도권 인구 비중은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지방에서도 지역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충북의 11개 시군 중 7곳이 소멸위기 지역이다. 특히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농촌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필자의 고향마을도 한때 70가구가 넘는 제법 큰 마을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지 오래다. 초등학교는 폐교되고 빈집은 늘어났다. 농촌이 비어 버린 것이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지난해 충북의 귀농 귀촌 인구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일 년 동안 실제 농사를 지으려 귀농한 가구는 938가구로 전년보다 10.7%나 증가했다. 그리고 귀농귀촌 2만4644가구 중에서 1만6670가구(67.6%)가 충북이 아닌 타 시도에서 오신 분들이다.

이는 귀농 귀촌이 우리 도의 인구 증가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저밀도 농촌생활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 증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귀농 귀촌 지원정책의 효과 등이 귀농 귀촌인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는 지난 2018년부터 귀농 귀촌 지원 조례 제정, 전담팀 신설, 종합계획 수립 등 일찌감치 인구 유입을 위한 귀농 귀촌 사업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매년 3만명 이상 귀농 귀촌인을 유치하며 농업·농촌 활력 증진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상담센터 운영, 귀농인의 집 조성, 교육 및 홍보활동 등에 필요한 귀농 귀촌 지원사업비도 2018년 7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금년 25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사업도 있다. 충북에서 살아보기 사업이다. 충북에서 살아보기는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농촌에 거주하며 일자리, 생활 등을 체험하고 지역주민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에게는 최장 6개월간 주거 및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매월 30만원의 수당도 지급한다. 올해 14개 마을에서 62가구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지역주민과 어울리며 농촌에서 살 집과 농지도 알아본다. 주민들은 참가자들의 활기찬 모습에 힘을 얻는다고 한다. 귀농 귀촌 5개년 계획도 수립한다. 도의원, 충북연구원 연구위원, 대학교수, 귀농 귀촌 단체대표 등 각계 전문가로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는 등 꼼꼼히 준비해서 제대로 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 계획이다.

인구절벽을 넘어 인구지진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래서 농촌인구 감소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출산율 늘리는 것에만 한정하지 말고 도시민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최근 농촌에 대한 관심 증가와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으로 귀농 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농촌의 의미와 역할 변화에 잘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촌은 단순히 농작물만 생산하는 곳이 아니다. 풍요로운 자연과 아름다운 풍경, 오랜 세월 축적된 전통과 문화가 있는 터전이다. 생태적인 삶, 공동체 정신, 여유로운 삶의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간이다. 주거 등 생활여건 개선, 농촌공동체 역량 향상 등 농촌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동반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귀농 귀촌인이 농촌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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