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와 함께 부르던 추억의 노래 `Today'
통기타와 함께 부르던 추억의 노래 `Today'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1.10.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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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충북예술제를 일주일 앞둔 토요일 저녁 음악과 예술문화에 조예가 깊은 선배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충북의 예술문화 발전에 대한 좋은 대화를 가졌다. 식사 후 무심천 근처의 고전음악이 있는 카페로 자리를 옮겨 담소를 나누던 중 카페 사장님께서 기타를 가져와 내게 불쑥 내밀며 함께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보자고 하셨다. 우선 대학가요제가 남긴 명곡 `젊은 연인들'의 전주를 내가 먼저 치고 들어가자 카페 사장님도 함께 연주를 해 주셨다. 이어서 함께 있던 분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실로 오랜만의 즐거운 풍경이 벌어졌다. 첫 곡이 끝나자 존 덴버의 `Today'를 부르자는 제안이 있었다. 난 이 곡이 워낙 오랜만이라 첫 음이 생각나지 않아 사장님의 리드로 연주와 노래가 시작되었다.

`오늘 꽃들이 아직 덩굴에 매달려 있을 그동안에, 당신의 열매를 맛보고 당신의 와인을 마셔보렵니다. 수많은 내일이라는 날들이 다 지나간다 해도, 오늘 내가 느꼈던 이 기쁨은 잊지 않을 겁니다. (중략) 겨울이 가면 봄이 오리라는 그런 약속으로 살 수도 없구요. 오늘이 바로 중요한 순간이고 그리고 지금이 나만의 얘기가 있는 그 순간입니다. 난 웃고 울고, 그리고 노래 부르렵니다.'

노래가 끝나자 함께 자리했던 분들 모두가 미소가 환해지며 그 옛날 학창시절 이야기꽃을 피웠다. 난 중학교 2학년 가을 소풍 때 충주 탄금대 야외무대에서 데뷔 공연을 했던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과거를 회상했다.

장기자랑 시간에 우리 반을 대표해 처음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가 친구들을 바라보았을 때 앞은 오직 뿌연 안갯속이었고 그 당시에 유행했던 어니언스의 `편지'란 노래를 어떻게 끝까지 부르고 내려왔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Today'를 부른 존 덴버는 미국의 포크송 가수·작곡가로 자연과 인생의 소박한 즐거움을 건전하고 낭만적으로 묘사한 음악을 만들었다. 그의 대표곡은 `Annie `s Song'이나 `Take Me Home Country Roads', `Sunshine On My Shoulders' 등 여러 유명한 곡들이 있다. 존 덴버는 달콤한 미성의 소유자로 맑고 높은 목소리와 목가적인 가사로 잔잔하게 노래를 불러 우리나라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며 컨트리 포크 계열의 슈퍼스타였던 그는 내한해 올림픽 공원 잔디마당에서 환상적인 공연을 펼치기도 했는데 1997년 경비행기를 몰다 추락사해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존 덴버는 요즘 같이 오늘이 힘들고, 내일도 두려운 이들에게는 너무나 긍정적이고, 고향의 어머니를 느끼게 하는 가사의 노랫말과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포크송으로 많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따뜻한 노래이다.

최근 들어 방송이나 각 미디어 매체에서 나오는 음악은 MZ 세대라는 젊은 친구들의 음악과 트로트 일색이다. 통기타와 청바지를 즐겼던 7080세대들에겐 이장희나 윤형주의 포크송이나 번안곡 그리고 비틀스, 비지스 등 그 시절 많이 불렀던 팝송이 너무도 부르고 싶다. 친구들과 모이거나 야외로 떠난 야유회 때면 늘 함께 소리 높여 부르던 `언덕에 올라', `Today' 같은 노래들이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함께 노래 부르던 친구들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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