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관리사무소의 책임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책임
  • 심영선 기자
  • 승인 2021.08.0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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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심영선 부국장(괴산주재)
심영선 부국장(괴산주재)

 

1960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펄벅 여사가 농촌지역에서 한 농부가 소달구지에 짚단을 싣고, 자신의 지게에도 짐을 지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소달구지에 지게도 함께 싣고, 타고 가면 더 편할 텐데 왜 힘들게 짐을 지고 가느냐”고 물음표를 던졌다.
이 말을 들은 농부는 “나도 일을 했지만 소도 하루종일 힘든 일을 했으니 짐도 나누어 지고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펄벅은 감탄했다. 그녀는 “세상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평했다.
이 말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과도 비유된다.
지금 농촌지역은 삼복더위와 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이며 농작물을 한창 수확하고 있지만 일손이 모자라 난리다.
어린아이 손도 빌려야 할 만큼 일손이 부족하다.
예전의 농촌이 아니다. 불과 20~30년 전에 보였던 농경문화 차원을 넘어 이제는 농업인 스스로 전문화, 규모화된 농업을 경영하며 소득을 창출하는 시대다. 
즉 ‘농업도 뿌린 만큼 수확하고, 잘 먹고, 잘살게 됐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일손이 부족한 농가는 해마다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와 해결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불안감이 더 크게 가중되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코로나 감염 차단, 방역수칙 강화를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을 시키는 현실이다.    
실제로 괴산은 인근 지역 용역업체가 새벽에 대형버스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태우고 와서 농가에 보내고 있다.
괴산읍내 모 건물 지하와 면지역에는 남녀 노동자 10여명, 또는 6~7명이 단체로 숙식을 하고 옮겨 다니며 일을 하고 있다. 
불안감을 느낀 경찰과 군도 이를 파악하고 있지만, 지도 점검을 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강 건너 불구경하듯’바라만 보는 상황이다.
출·입국 관리사무소 고유 업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최근 코로나 방역수칙을 강화하고, 감염원을 강력하게 차단하고 있지만 반대로는 허점도 보여주는 사례다. 
절기상 농산물을 한창 수확하는 농촌지역 실정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은 특성상 지역 간 이동이 빈번하고, 다수의 불법 체류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 정국 사각지대에 있고, 마냥 마스크만 착용하고 다니면 된다는 식이다.
함축하면 지금이라도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들에 대한 관리와, 점검, 대책을 강화하고 시행해야 한다.
농부가 소와 짐을 나눠 지고 가는 지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슬기로움을 실행하는 것이 먼저이고 책임이다. 
그래야 농업인도 보다 편하게 이들을 고용할 수 있고, 코로나 피해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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