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正義주의를 말하다
교육 正義주의를 말하다
  • 김진균 청주 봉명중교장
  • 승인 2021.06.1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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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 봉명중교장
김진균 청주 봉명중교장

 

정치판을 보면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서로 자신들만 옳고 상대방은 틀린다고 비방하며 싸움을 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언제부터인지 교육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정치의 경우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정쟁을 하는 것이 부정적이기보다 오히려 정치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 자유를 강조하는 보수와 평등을 강조하는 진보가 서로 논쟁을 하며 효율성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고, 이러한 정쟁을 통해 정치는 끊임없이 변증법적 발전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정쟁이 교육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는 보수, 누구는 진보라고 하며 서로를 적대시하고 인사와 교육정책 수립에 있어서 어떤 사람이나 정책을 배제하거나 백안시하고 있다. 교육은 정치판과 다르다. 교육은 소중한 우리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미래를 책임지고 그들의 인생을 결정하는 아주 엄중한 활동이다. 교육은 학생들의 정신적, 육체적 성장을 위한 활동으로 어떤 이념으로도 채색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초·중등교육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

교육에서 보수나 진보라는 이념은 사실상 교육을 이념 편향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보수면 어떻고 진보면 어떠한가. 중국의 정치가 덩샤오핑은 중국의 경제 침체를 예상하고 경제를 부흥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나 자본주의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흑묘백묘론을 주장하여 지금의 중국을 있게 하였다.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가 몰락하고 경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은 지극히 타당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이었다. 교육은 학생만 바라봐야 한다. 교육은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주목적으로 해야 한다. 학생들의 역량을 길러줄 수 있다면 진보든 보수든 뭐가 중요한가? 우리는 교육의 흑묘백묘론에 의거 학생들의 역량을 길러주는 데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제 교육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기존의 보수, 진보라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 교육 정의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교육이 진일보할 수 있다. 교육에서는 보수나 진보를 논하기에 앞서 우선해야 하는 것은 교육의 정의 실현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교육에서 정의의 실현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사회에서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면 그런 사회는 차별로 구성원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고 사회는 분열하고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교육도 가치이고 재화라는 면에서 보면 교육의 공정한 분배, 즉 정의의 실현이란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공정하게 제공되고, 공정한 경쟁 속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배움을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사회철학자 롤스(Rawls)는 정의의 원칙을 평등한 자유의 원칙과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혜택이 돌아가는 차등의 원칙 그리고 기회균등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롤스의 정의의 원칙에 의해 교육의 정의 실현을 생각해 보면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우리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 교사의 교수활동 보장 그리고 학생의 배움 활동 등에서 누구나 평등한 자유를 누려야 하고, 교육활동에서 모두에게 동등한 참여의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어야 하며, 교육적 약자인 최소 수혜자가 교육 활동 전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교육 정의는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교육은 낡은 보수나 진보 이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인 교육 정의주의 입장에서 교육의 올바름을 추구할 때 교육이 바로 서고 학생들은 자신의 잠재적 역량을 활짝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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