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서의 업사이클링
패션에서의 업사이클링
  • 손부현 엘레이손 대표
  • 승인 2021.05.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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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속 세상
손부현 엘레이손 대표
손부현 엘레이손 대표

 

패스트푸드가 있듯 의류에도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있다. 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하는 의류로, 대체로 저렴한 가격에 한두 해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 등장하면서 패션산업의 환경에 대한 해악은 급속도로 커졌다. 전 세계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요소 중 두 번째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패션산업이라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류 트렌드 역시 변화하고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업사이클링이다. 쓸모없는 물건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Beyond Retro는 빈티지 의류 판매와 이를 새롭게 리폼한 옷을 판매하는 업사이클링 브랜드이다. 또 RubyMoon 브랜드도 해안가에서 수집한 그물과 플라스틱병으로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버려지는 수영복과 신축성 의류를 이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을 42%가량 감소시켰다고 알려졌다. 어반 아웃피터스는 어반 리뉴얼(Urban Renewal)이라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였는데 이는 어반 아웃피터스에서 제작했으나 판매할 수 없는 제품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외에도 100% 재활용된 재료로 제작된 런닝화를 제작한 아디다스(Adidas), 재활용된 폴리에스터를 이용해 제작한 캐시미어 및 벨벳 의류 콜렉션을 발표한 H&M, 중고 의류를 재판매할 수 있는 제도를 론칭한 영국 백화점 존 루이스(John Lewis) 역시 중고 의류 활용을 위한 각각의 전략을 꾀하고 있다.

어떤 요소가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만드는가?

첫째, 럭셔리 브랜드는 브랜드의 DNA를 간직하면서 헤리티지(heritage·유산)를 강조한다. 둘째, 소재나 실루엣에 개성을 살려 기존에 없던, 한번 보면 잊히지 않을 스타일로 패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대성을 지닌 새로운 개념이 필요한데 최근 탄소 배출 제로를 위한 친환경 지속가능을 선도하는 브랜드일 것이다.

그동안 루이뷔통과 디오르, 에르메스는 시즌이 지난 상품이나 재고를 할인 판매하는 대신 소각하여 가격을 비싸게 유지했었다. 그러나 최근 환경 파괴 등의 이유로 제품 소각을 금지하기 시작하면서 재고를 재활용하는 패션 제품을 만들어내는 연구를 시작했다. 대규모 재고 소각으로 악명 높았던 버버리도 소재의 유기물 함량, 재활용 천연 섬유 비율,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 노동자의 처우까지 고려한 `친환경 보증 기준'을 2022년까지 전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미켈레는 스페인 수필가 겸 철학자 마리아 잠브라노의 말을 빌려 패션은 `끝없는 재탄생'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활기를 되찾는 도전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덧붙이고 싶다. 이제 패션은 지구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는,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한복 소재의 공연 의상을 입은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보면서 한복에서 오는 헤리티지(heritage·유산)와 비단이라는 친환경 소재, 한번 보면 잊히지 않을 스타일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듯하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사시는 인생의 스승님이 계시다. 빨강비단에 빨강 장미꽃이 수놓아 있던 어머니의 저고리 소매를 검정 울코트 소매로 리폼해서 입었던 추억을 말씀해 주셨다. 당시엔 섬유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그렇게 리폼 했겠지만 이제는 환경을 생각하고 나만의 개성을 위해 이런 작업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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