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과 단톡방
카톡과 단톡방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1.04.14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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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바야흐로 카카오톡(카톡) 전성시대입니다.

카톡을 하지 않는 이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고, 카톡이 현대인들의 의사소통에 주요 수단으로 기능을 하고 있어서입니다.

와이파이만 되면 지구촌 어디서나 할 수 있고, 시간과 내용에 제약이 없이 언제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 걱정 없이 쉽고 편하게 할 수 있으니 당연지사입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시스템인 거죠.

그래서 남녀노소가 모두 무시로 카톡으로 안부를 묻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며, 공유하고 싶은 좋은 글과 정보는 물론 사진과 동영상까지 주고 받으며 삽니다.

카톡은 그렇게 현대인들에게 뗄 수 없는 생활양식이자 소통문화가 되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카톡은 스마트폰의 데이터 통신 기능을 이용하여 부과금 없이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카카오가 2010년 개발·출시했는데 2018년 한국 점유율 94.4%를 차지할 만큼 빠른 속도로 국민들 생활 속에 뿌리내렸지요.

스마트폰에 저장된 주소록의 전화번호만으로 손쉽게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자의 느낌보다 채팅의 느낌이 강한 이끌림과 무료나 다름없는 사용료가 확산의 동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친목에서 업무까지 다양한 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톡방 기능까지 있어 카톡을 꺼리는 이들도 단톡방의 공지성과 효용성을 도외시할 수 없어 카톡의 일원이 되는 야릇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듯 스마트폰에는 나만 은밀히 드나들 수 있는 방이 있고, 여러 사람이 공개적으로 드나들 수 있는 방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단톡방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고로 톡을 하는 이는 싫든 곱든,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여러 개의 단톡방을 두고 드나듭니다.

가족들이 들락거리는 단톡방을 비롯하여 동창회 단톡방, 친목·동호회 단톡방 등을.

그러니 스마트폰이 쉴 틈이 없습니다. 이곳에서도 `카톡' 저곳에서도 `카톡'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니 과히 카톡공화국이라 불릴만합니다. 공해라 할 만큼 카톡이 범람해서 집중에 방해될까봐 무음이나 진동으로 설정해 놓고도 습관처럼 스마트폰에 손이 가니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카톡을 안 할 수도 없고 안 볼 수도 없으니 진퇴양난입니다. 안 보면 궁금하고 보면 싱거운데 그래도 안 오면 허전한 게 톡입니다.

차제에 단톡방에 올리는 내용과 시간 때문에 단톡에 염증을 느끼는 이가 많아 한마디 합니다.

단톡방의 존재가치는 소통과 우의 증진에 있는데 존재가치에 반하거나 훼손하는 이가 구성원 중에 있으면 단톡방은 폐가 되거나 유명무실해집니다.

생각과 가치관과 삶의 처지가 같을 수 없는데 정치적 편들기를 부추기거나,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을 미화하거나 폄훼하는 글을 올리거나, 다름을 놓고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대거나, 오밤중에 톡을 올려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행태가 싫어서 단톡방을 나가는 이들도 적잖이 있으니 삼가야 합니다.

단톡방은 인연된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가상공간입니다.

그 속엔 날마다 소식과 흔적을 남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이따금씩 댓글만 다는 이도 있고, 가타부타 말도 없이 지내는 이도 있지요.

어느 조직이든 먹여 살리는 20%와 적당히 휩쓸려가는 60%와 놀고먹는 20%가 있기 마련이듯.

아무튼 단톡에 날마다 무언가를 올리는 이는 한가해서가 아니고, 단톡에 얼굴을 내밀지 않은 이는 바빠서가 아닙니다.

각자의 취향이고 개성이어서 어느 편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지만 일벌이 분주히 드나드는 단톡이 건강한 단톡인건 분명합니다.

단톡방이 너무 많아서 글을 올리거나 댓글 달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가끔씩 안부를 묻고 고맙다는 댓글을 달아주는 이의 관심과 배려는 단톡방의 비타민입니다.

세상사도 인생살이도 단톡방과 같습니다. 당신의 단톡방에 날마다 웃음꽃이 피어나기를 빌며 총총.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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