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보물 비중리 석조삼존불좌상
청주의 보물 비중리 석조삼존불좌상
  • 이미란 충북도문화재硏 조사연구 1팀장
  • 승인 2021.03.1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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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선-땅과 사람들
이미란 충북도문화재硏 조사연구 1팀장
이미란 충북도문화재硏 조사연구 1팀장

 

청주 시내에서 초정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비중리 마을은 매우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는 마을을 감싸는 나지막한 언덕이 있고, 이 작은 언덕에는 아름드리나무와 큰 모암이 노출되어 한층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언덕의 중심에는 한옥으로 지어진 보호각이 외롭게 서 있는데 이 내부에 보물 제1941호인 석조삼존불좌상이 모셔져 있다.

이 삼존불상은 1979년 처음 발견되어, 1980년 언덕 주변에 파손되어 흩어져 있는 상태에 대한 지표조사가 이루어졌으며, 1982년 12월 17일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114호로 지정되었다. 이에 청원군에서는 1988년 현재 위치한 구릉의 남쪽 면에 화강암으로 대좌를 마련하여 보존하였으며, 1997년 석불의 마모 및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각을 설치하였다. 보물로 지정된 삼존불상 이외의 석조여래 입상과 광배는 1990년 단국대학교에 의해 수습되어 현재 보호각 앞으로 옮겨져 세워졌다.

비중리 일광삼존불상은 하나의 광배 안에 3구의 불상을 함께 조각한 것으로 이 형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확인된 것으로 6세기 정도에 만들어진 형태로 추정되고 있다. 불상은 가운데에 본존을 모시고 좌·우에 보살입상이 협시하고 있다. 좌우에 배치된 협시보살 가운데 좌협시보살은 유실되어 남아있지 않은 상태이다.

삼존불 가운데 중앙에 위치한 본존불은 머리 부분 그리고 어깨에서 가슴부분까지 탈락이 심하고 특히 얼굴은 유실되어 없어져 안타까움을 주고 뒷부분은 상태가 더 좋지 않아 접착제로 붙여 놓은 흔적이 노출되어 있어 세월의 풍상이 느껴진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훼손이 심한 불상이지만 부처의 수인은 마멸이 심하지만 시문외인 여원인임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시무외인은 모든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주어 우환과 고난을 해소시키는 덕을 보이는 수인이다. 손의 모습은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위로 향하고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 높이까지 올린 형태이다. 여원인은 부처님이 중생에게 자비를 베풀고 중생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덕을 표시한 수인으로 손바닥을 밖으로 하고 손가락은 펴서 밑으로 향하며, 손 전체를 아래로 늘어뜨리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광배에 표현된 문양과 좌우에 배치된 협시보살도 마멸이 심하나 부드럽고 유려한 곡선을 이루는 옷 무늬 등이 잘 남아있다.

비록 훼손이 심한 불상이지만 남한에서 드물게 고구려 양식을 띄고 있음이 밝혀졌고, 이로써 고구려 세력이 청주까지 세력을 미쳤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중요성이 인정되어 2017년 보물로 승격되었으며, 이후 비중리삼존불에 숨겨진 역사와 문화재의 원형을 찾고 보존하기 위해 2021년 청주시에서 실시하는 `비중리 석조여래삼존상 및 석조여래입상 종합정비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에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에서는 기존 조사된 가람과 관련된 건물지 및 관련 시설의 유무를 파악하고, 소실된 석조여래삼존상 및 석조여래 입상의 부재를 찾기 위해 발(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비중리삼존불에 담겨진 역사적 의미와 중생을 고통에서 구하고 자비를 베풀고자 하는 불상의 부재를 찾아 부처의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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