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와 도덕이 높은 산과 밝은 행실과 같아 교훈이 되는 곳 옥천 이지당(二止堂)
절의와 도덕이 높은 산과 밝은 행실과 같아 교훈이 되는 곳 옥천 이지당(二止堂)
  • 김형래 강동대 교수
  • 승인 2020.11.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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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선-땅과 사람들
옥천 이지당 전경.
옥천 이지당 전경.

 

옥천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빼어난 풍광이 많다. 특히, 옥천의 중심으로 유유히 흐르는 금강변 기암괴석의 풍치를 보고, 시를 짓고 읊으며 노래한 곳이 여러 지역에 걸쳐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 남수문(南秀文, 1408~1443)의 옥천향교 명륜당 기문에, “옥천은 충청도의 이름 있는 고을이다. 산이 높고 물이 맑으며 땅이 기름지고 물산(物産)이 풍부하며 맑은 기운이 모이는 곳으로서 영특한 인재들이 여기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선비들의 학문이 다른 고을에 으뜸간다.”라고 하였다.

그래서인지 옥천에는 옥천향교(沃川鄕校), 청산향교(靑山鄕校) 등 관학교육시설을 비롯하여 창주서원(滄州書院), 쌍봉서원(雙峯書院), 목담서원(鶩譚書院) 등 서원 유지(遺址), 이지당(二止堂), 경현당(景賢堂), 경율당(景栗堂), 덕양서당(德陽書堂) 등 서당이 많이 남아 있다.

서당(書堂)은 조선시대 향촌 사회에 근거를 둔 사림과 백성이 중심이 돼 마을 단위로 설립한 사립학교이다. 상급 교육기관 역할을 한 관립의 향교(鄕校)나 사립의 서원(書院)에 들어가기 전에 익혀야 할 기본자세와 기초적인 유교 경전을 학습하였다. 조선 중기 이후 유교적 사회 체제가 강화되면서 전국에 설치되었다. 향교나 서원과 달리 일정한 격식이나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누구나 건립할 수 있었으며, 주로 향촌 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지녔던 양반 가문에 의해 운영되었다.

옥천 이지당(沃川 二止堂)은 성리학자이자 의병장인 중봉 조헌이 옥천 지역에서 유상(游賞 : 놀고 구경함)하고 후학을 양성했던 업적을 기리고자 세운 서당 건물이다.

현재의 건물은 1902년에 재건된 것으로 전해오고 있으나, 초창은 1674년(현종 15년) 전후로 추정된다. 조선 예학의 태두로 평가받고 있는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1548~1631)의 증손 김만균(金萬均, 1631~?)이 승정원에서 군(郡)을 살피러 왔다가 옥천사람 금유(琴愉), 금성(琴惺), 조징(趙澄) 등과 함께 조헌선생 유지(遺址)를 방문하고 뜻을 함께하여 세운 것이다.

『송자대전(宋子大全)』 卷143 「이지당기(二止堂記)」 에는 “況黨庠之制 自古有之 若置屋於此 使村之秀才日聚而講學 則其於慕賢之意 造士之道 將兩得焉(하물며 당상의 법이 예로부터 있었는데 만약 이곳에 집을 지어 마을의 수재로 하여금 날마다 모여 강학한다면 곧 선현을 기리는 뜻이며 선비를 기르는 길이니 장차 두 가지를 얻지 않겠는가.”라고 하여 이지당(二止堂)이 강학공간으로 건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각신마을 앞에 있어서 `각신서당(覺新書堂)'이라고 하였으나, 송시열이 “산이 높으니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고, 밝은 행실은 따르지 않을 수 없다.(高山仰止 景行行止)”라는 『시경(詩經)』 소아(小雅) 차할편에 나오는 문구 중에서 지(止)를 따서 `이지당(二止堂)'이라 이름을 고치고 현판을 써서 걸었다.

이지당(二止堂)은 몸채와 누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一'자형의 마루와 온돌로 된 소박한 몸채를 중심으로, 좌우에 전면을 향해 돌출한 날개를 달았는데 특히 오른쪽 날개부분이 주목된다. 몸채와 별도로 된 건물을 2층 누각식으로 구성하여 정형화되어 있는 서당의 형식을 뛰어 넘어 형태상의 변화와 공간적인 율동감을 얻어내고 있다. 건물 앞을 유유히 흐르는 금강 물줄기와 뒷산 사이의 협소한 지형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하나의 극적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몸채 대청에는 조헌이 직접 쓴 `각신성당(覺新書堂)'의 현판을 비롯하여 「이지당기」, 「이지당강학조약」 등이 남아있었으나, 현재는 모사품으로 대체하고 진품은 옥천향토자료전시관에 보관중이다.

김형래 강동대 교수
김형래 강동대 교수

 

지난 11월 6일부로 옥천 이지당(沃川 二止堂)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예고되었다. 전국적으로 아직 서당이 단독 건조물로는 보물로 지정된 곳이 없었던 터라 그 가치가 더욱 배가(倍加)된다. 동안의 옥천군 관계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그 기쁨과 함께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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