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카메라의 힘
방송카메라의 힘
  •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20.07.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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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최근 국회 기자실을 가본 적이 없지만 지난 2000년 국회 기자실은 본관에 회사별로 공간이 배정됐습니다.

제가 재직했던 라디오방송 기자실은 3명이 간신히 앉을 정도로 좁아 손님이 찾아오면 1명은 밖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주로 국회 3진인 제가 밖에서 기자를 써야 했고, 겨울 찬바람이 부는 국회 잔디밭에서 기사를 쓰다 서러움을 곱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맞은편 SBS 기자실은 10명이 넘는 인원이 사용해도 될 정도로 넓었고 이 방을 찾아오는 국회의원도 많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은 방송 카메라에 자신의 모습이 가급적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평소에도 자주 들러 친분을 쌓았던 것입니다.

국회를 출입할 때 기억에 남는 것은 방송카메라로 촬영하지 않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불려나온 대기업 임원이 큰 소리로 반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 대기업에서 얼마나 후원하기에 저렇게 당당할 수 있지”라며 속으로 부러워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는 국회 상임위는 상황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조금 전까지 웃으면서 담소를 나누던 다른 정당 국회의원을 원수 대하듯 몰아붙이고 모든 증인들이 국회의원 앞에서 `고양이 앞의 쥐'처럼 바짝 엎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충북도내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로 방송카메라 촬영 이전과 이후 상황이 틀린 것은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경북 상주 문장대온천 개발이 또 추진된다는 뉴스를 보고 “참 지긋지긋하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문장대온천은 30여년 전부터 개발이 시도됐지만 하류지역 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괴산을 비롯한 충북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고, 2003년과 2009년 대법원 판결로 `개발 불가' 결론을 낸 곳입니다.

이미 온천 자체가 관광지로 사업성이 없어 다른 온천들도 사양길을 걷는 상황에서 문장대온천 개발 소식은 황당할 따름입니다.

1990년대 중반 문장대·용화 온천 개발 반대가 최절정에 달하는 시점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가 온천 개발 현장에서 충북과 경북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점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참석한 충북지역 A국회의원이 초선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당 원로인 경북지역 B국회의원을 몰아붙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A의원은 도내 모든 TV방송사 카메라가 촬영하는 상황에서 삿대질까지 하며 경북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에게 항의했습니다.

만약 방송카메라가 없었다면 괴산이 지역구도 아닌 초선 국회의원이 그렇게 용기를 내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자 단체 중 결속력이 끈끈한 것으로 유명한 `충북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7년 전 결성돼 정기모임과 함께 매년 체육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초대 회장인 김진욱 KBS기자와 총무인 박강래 현대HCN기자와의 친분으로 해마다 체육대회를 조금씩 후원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체육대회가 열리지 않아 아쉽습니다.

충북방송카메라기자협회가 결성된 뒤 회사는 달라도 방송화면이 활발하게 공유돼 뉴스에 활용되는 순기능이 많습니다.

예전엔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주로 방송카메라를 필요로 했지만 요즘엔 기자회견 대부분이 방송 노출을 희망해 인력난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방송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 협회의 역할에 대해 새삼 고마움을 느낍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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