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에게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공직자에게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 김민진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 주무관
  • 승인 2020.07.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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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민진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 주무관
김민진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 주무관

 

공직에 입문한 지 3년차가 되었다.

공직에 첫발을 내딛기 전인 공무원 면접시험 그리고 연수기간부터 공무원 행동강령, 부정청탁금지법 등 청렴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많이 들었다.

청렴은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필수 덕목이다.

공직에 있다 보니 다양한 업무 환경 속에서 부정청탁에 노출될 기회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신규 직원인 나에게 뇌물을 주며 청탁을 하는 이는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공직자에 대한 부패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공직자에게 있어 청렴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렇지 못할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되짚어 볼 수 있는 톨스토이의 유명한 단편소설 `인간에게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소개하고 싶다.

러시아 시골 마을의 소작농인 바흠은 열심히 일해서 조금씩 자신의 땅을 늘려나가는 낙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하루 동안, 해가 떠 있는 동안 자신이 걸어서 돌아온 만큼 면적의 땅을 얻을 수 있는 제안을 받게 된다.

과연 바흠은 땅을 얼마나 차지했을까?

그는 아침 일찍 더 넓은 땅을 얻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 걸을수록 눈앞에 비옥한 땅이 펼쳐져 있어 바흠은 발길을 돌리지 못했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점점 두려움이 엄습했다.

다시 돌아가야 자신의 땅이 되는데 돌아갈 수 없을 거 같아 출발지로 돌아가기 위해 발이 찢기고 피가 나도록 뛰기 시작했다.

해가 지는 순간 가까스로 출발지에 도착했지만 그는 피를 토하고 세상을 떠났다.

결국 그가 가질 수 있게 된 땅은 고작 한 평 남짓한 본인의 무덤이었다.

단편의 제목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길이 2m, 폭과 깊이 1.5m. 인간에게 필요한 땅은 이 정도라네”라는 촌장의 멘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소설 주인공인 바흠은 처음에는 작은 땅만으로도 행복했을 것이다.

가질 수 있는 땅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의 욕심도 더욱 커졌다.

그리고 그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바흠의 이야기는 공직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실제 뉴스에 나오는 부패한 공무원들 이야기가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다는 마음부터 버리고 항상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공직자의 청렴이 작은 욕심에서부터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공직자의 임무 속에는 맡은 일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부패척결, 청렴 의무도 포함된다.

공무원이 청렴하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피해가 가고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가 깨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소개한 단편을 읽으면서 청렴에 대한 의식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더욱 청렴하고 공정한 공직 문화를 가꾸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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