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전기!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 맹경재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 승인 2020.05.0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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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맹경재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맹경재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코로나19로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그만큼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세로 부각되었다. 어디 사람뿐인가! 집단 서식하는 돼지나 닭도 구제역, 조류독감에 걸릴 수 있는데 만약 넓은 대지에 서식한다면 집단 감염은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발전산업에도 적용된다. 우리나라 화력발전소는 원유와 석탄 수입이 용이한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도 냉각을 위해 바닷가에 위치한다. 더욱이 집단으로 묶여 있다.

요즘 우리 지역에서 논의되고 있는 스마트에너지센터인 천연가스(LNG)발전소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환경도 고려 돼야 하지만 지역경제, 국가안보 등 모두 등한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 전기는 서해안의 발전소를 이용하고 있다. 전기 공급을 위해 송전탑이 필요하다. 송전탑 1개 건립 비용은 평균 2억원 가량이다. 최단 거리인 150㎞에 직선으로 건립해도 375개가 필요하다. 약 75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비용 문제를 차치하고 산림파괴 등 환경문제도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에 전력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공사는 안성시 원성면 주민들의 반발로 지난 5년간 중단되어 국가 경제에 많은 피해를 남긴 사례다. 2년 쓰고 버릴 송전탑을 짓는데 수백억원을 들이고 사람이 살지 않는 산간지역 송전선도 땅에 묻는 비효율적인 선례를 남겼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집단에너지에서 분산형 에너지(현지생산-소비)로 전환중이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자가발전기 보급 확대로 2040년까지 분산형 비중을 30%까지 올린다고 발표했다.

우리지역 대표적 기업 하이닉스의 스마트에너지센터 건립은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찰나의 정전으로 큰 피해를 당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주요 장비의 경우 전원공급을 2중, 3중 화해 순간정전에 대비하고 있다.

2018년 6월 일본 도시바메모리·웨스턴디지털(WD)의 정전 사태로 6엑사바이트(EB, 629만1456테라바이트) 규모의 웨이퍼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6EB는 1TB 드라이브 640만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로 이 정전으로 우리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기는 하였지만 남의 일만은 아니다.

일본뿐 아니라 2007년과 2010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이 정전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손해를 입은 바 있다. 2019년 12월 31일 삼성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1분가량의 정전으로 수십억 원의 피해를 봤다. 2011년 12월 울산 산단에서는 12분의 정전으로 456개 업체 332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전기품질은 세계에서 상위권에 꼽히지만 순간정전, 기상악화로 인한 정전 등은 대처가 어려워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백업발전소, 분산형 전원체제로 전원공급을 다중화시켜야 한다.

올해 1월 실시한 스마트에너지센터(LNG발전소)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찬성(50.9%)이 반대를 두 배 넘는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에너지센터가 건립되는 청주시 흥덕구에서도 찬성 의견이 높게 나왔다. 이는 SK하이닉스는 충북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며 지속적 투자로 많은 지역주민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안정적 전력공급이 필수인 반도체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자가 LNG발전소(24시간 운영)를 청주와 이천에 각각 추진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기업 상황에 따라 자치단체의 씀씀이가 결정되고 세수의 증감은 곧 지역 경기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기업의 경기야말로 경제 활력의 토대로서 도민들의 현명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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