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21' 교육과정
`코로나21' 교육과정
  • 유재호 진천 이월중학교 교장
  • 승인 2020.04.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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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재호 진천 이월중학교 교장
유재호 진천 이월중학교 교장

 

COVID-19의 우리식 호칭은 코로나19이다. 숫자 19는 발생 연도의 뒷자리에서 따왔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학교에서는 현재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등교 중이다. 오전에는 교무실에 전화가 불이 난다.

“일어났니? 1교시가 끝났으니 2교시로 강좌를 옮겨야지.”

담임선생님도 교과 담당 선생님도 등교 확인과 수업 진도 완료를 파악하느라 바쁘다. 마스크를 쓴 상태의 통화라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크다. 귀가 예민한 분은 좀 더 조용한 복도로, 빈 교실로 종종걸음으로 바삐 걸어가며 학생들을 채근하거나 달랜다. 카톡이나 밴드로도 학생과 소통이 어려운 선생님은 전화에 매달려야만 한다. 스마트폰을 귀에 한참 대고 있다가 갑자기 미소를 짓는 분이 있다. 발신음이 그치며 학생으로부터 “여보세요”라는 답을 얻었나 보다. 같은 선생님의 표정이 바로 눈물을 터뜨릴 듯하고 이맛살까지 찌푸린다. “제 컴퓨터로는 그게 안 되는데요?”라고 학생이 투정이라도 하나 보다.

과학의 달 4월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책상 위 5월의 달력은 지난해에 표시해둔 달콤한 재량휴업 샌드위치 휴일의 맛이 씁쓸하게 상한 지 오래다. 6월, 7월은 생각만 해도 물방울이 튀는 듯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왕관이 달력을 얼룩덜룩하게 물들일 것만 같아 가슴 속에서부터 걱정의 한숨이 벌써부터 대기 중이다.

머릿속에선 `교육적 거리두기'운동이라도 있어야 하나 고민이 떠나지 않는다. 학생의 1/3은 출석하여 수업하고, 1/3은 온라인수업으로 진행하고, 그럼 나머지 1/3은? `자기주도사회학습'이라도 개설해서 지역의 도서관, 박물관, 시장체험 등을 할까? 1년 12개월을 3등분 하여 4개월은 학교에 출석하고 4개월은 온라인으로 접속하고 나머지 4개월은 자기주도 사회학습으로 하면 될까? 학급의 24명의 정원을 3등분 한 8명이 출석하고 8명은 컴퓨터로 출석하고 나머지 8명은 스스로 학습인가? 출석 등교는 실습과 평가와 예·체능 교과와 상담, 보건을 교육하고, 온라인으로는 지식창조 중심 교육을 진행하고, 사회학습은 스스로의 계획에 따른 교육인가? 어지러운 생각은 끝이 없다.

2021년의 교육현장에는 소위 `코로나21'을 대비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 온라인 수업의 경우는 현재보다 손쉬우면 좋겠다. 가령,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음식을 주문하듯 교과목의 출석과 수업도 그렇게 간단하고 신속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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