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대사법보단경 보물 된다
육조대사법보단경 보물 된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3.05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재청 지정 예고 … 경남 사천 백천사 소장본
혜능 선사상 이해·선종 성립사 연구 중요 자료
우리나라 현존하는 경전 중 가장 오래된 판본

 

문화재청은 최근 경남 사천 백천사 소장본인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고려 후기 불교 경전인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중국 선종의 제6조인 당나라 혜능(638~713)이 소주의 대범사에서 대중에게 육조(대국 선종의 창시자 달마사의 법계를 이은 제6대 조사)의 지위에 이르기까지의 수행과정과 문인들의 수행을 위해 설법한 10가지 법문을 그의 제자 법해가 집성한 것이다.

육조대사법보단경은 1책(64장)으로 1290년(충렬왕 16년) 원나라 덕이 선사가 편찬한 책을 고려 수선사 제10 조사인 혜감국사 만항(1249~1319)이 받아들여 1300년(충렬왕 26년) 강화 선원사에서 간행한 판본이다.

덕이 선사는 고려 승려들과도 활발히 교류했으며, 같은 임제종 승려 고봉원묘(1238~1295)와 함께 고려 불교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육조대사법보단경은 혜능의 선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나 선종의 성립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간행됐으나 백천사 소장본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관련 경전 가운데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 보이는 `덕이본(德異本)' 계열의 책들과도 판식의 차이점이 보여 고려시대의 특징을 보여준다.

서문 하단에는 `박선묵인', `덕운'과 미상의 장서인이 날인되어 있다. 박선묵은 1908년(융희 2년) 각종 교경을 번역하고, 1912년에는 인왕사 옛터에 선암정사를 건립하는 등 조선 말기에 활동한 인물로서 그의 장서인은 이 경전의 전래 경위와 쓰임을 유추하게 해준다.

육조사법보단경은 선종의 핵심사상을 파악할 수 있는 지침서이자 한국 선종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불경으로 중요성이 있으며, 백천사 소장본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같은 종류의 경전 중 가장 오래된 판본으로 알려져 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