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
  •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 승인 2020.03.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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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공공도서관은 휴관이다. 우리 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해 소모임도 취소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마음이 심란하고 불안할 때 책은 위로가 된다.

톨스토이의 장편소설`안나 카레니나(문학동네)'를 다시 읽었다. 첫 장을 넘기니`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 나름으로 불행하다'는 유명한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광고 기획가 박웅현은`책은 도끼다'에서 안나 카레니나는 전인미답의 인생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이 읽으면 힘들 때 외롭지 않은 책이다. 그들이 겪어나갈 사고의 혼돈, 인생의 질곡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과 행동이라는 걸 보여주는 책이라고 했다.

소설은 안나, 브론스키, 레빈, 키티 등 네 명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아름답고 품위 있는, 무엇하나 부러울 것 없는 사교계의 여왕 안나에게 찾아온 치명적인 사랑 브론스키. 안나와 브론스키는 처음 만나는 순간 서로에게 빠져들고, 불꽃처럼 위태로운 사랑을 한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면 과거의 남자는 추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걸까? 능력 있고 듬직했던 남편은 갑자기 귀가 못생긴, 바라보면 짜증 나는 사람으로 바뀌어간다.

모스크바로 떠난 안나와 브론스키는 처음에는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지만 불완전한 사랑으로 늘 불안해하는 안나의 눈에는 브론스키의 사랑마저 믿지 못한다. 기차역에서 설레던 첫 만남은 기차에 몸을 던진 안나의 죽음으로 사랑도 끝이 난다. 사랑을 대하는 여자와 남자의 관점 차이가 그들의 사랑을 파국으로 치닫게 한 것은 아닐까?

마음이 온순하며 따뜻한, 귀여운 여인 키티는 브론스키와 결혼을 생각했는데, 안나를 따라간 브론스키에 대한 충격으로 병을 앓는다. 방황하던 키티는 자신의 곁을 맴돌고 있던 레빈과 결혼하고, 시골에서 아이들과 편안한 삶을 영위한다. 레빈은 소설에서 큰 흐름으로 이어진다. 톨스토이의 사상을 가장 잘 반영한 레빈은 지주임에도 농부들과 함께 직접 농사를 짓고, 새로운 농업기술을 도입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묘사된다. 무 신앙에 대한 갈등도 하면서 힘든 순간 종교에 의지한다.

안나 카레니나는 러브스토리이면서 러시아의 농노 해방과 러시아 혁명을 다룬 사회 소설이다. 세권을 읽는 동안 지식인들의 정치 이야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긴 호흡으로 읽어야 했지만, 완독의 성취감으로 뿌듯해진다. 한동안 기차역을 보면 안나의 충동적인 죽음이 떠올라 먹먹해지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연한 먹빛이 되겠지. 한번뿐인 삶, 충동에 끌리기보다는 선한 영향력으로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야겠다.

인문학은 사람을 잘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을 쉽게 접하는 방법은 세계 고전 문학 읽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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