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영화나 티브이 드라마를 접한 지가 오래 되었다. 얼마 전부터 동료 선생님이나 주위의 절친들이 재미있고 옛날 시골동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라고 시청하기를 권했다. 겨울 방학을 맞아 편한 시간에 입소문이 자자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다시보기로 3일에 걸려 시청했다. 드라마 내용은 코믹하기도 하고 무서운 장면들도 나왔다.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들은 옹산이란 바닷가 마을의 시장 사람들 모습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 내가 자랐던 시대를 그리며 시청을 하였다. 특히 `동백꽃 필 무렵'을 보며 드라마에 삽입되는 음악이 얼마나 드라마를 살리고 시청자들을 더욱 현실적으로 안내하는지 노래마다 애틋하고 드라마 내용을 생기있게 만들었다.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된 `OST'가 인기몰이를 하며 영화나 드라마 상영 중이나 끝난 후에도 많이 회자된다. 음악회의 단골 메뉴로도 자주 등장한다. 작년 가을에도 많은 오케스트라가 정기연주회에 드라마나 영화 `OST'를 하나의 주제로 두고 연주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 연주자들 뒤 스크린에서는 드라마의 주요 장면이 펼쳐지고 그 앞에서 연주자들이 드라마에 삽입된 곡을 연주하는 장면들은 연주회를 보는 많은 이들을 감동케 하였다.
`OST'란 Original Sound Track의 약자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운드트랙(Soundtrack)'이라고 부른다. 사운드트랙이란 필름 가장자리의 녹음대나 사운드트랙 음악이나 음향 등을 재생하는 영화 필름 좌우 측면의 녹음 선을 의미한다. `OST'라는 이름으로 붙여진 음반들은 다른 음반과 달리 순수한 음악만이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서 사용된 대사나 소음 등이 함께 수록되기도 한다. 영화음악이나 드라마, CF 등의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음악들을 앨범 즉 `OST'라는 것으로 모아놓은 것이다. 영화가 대중화되면서 상당수 쓰이게 되었고, 또 영화를 위해서 특별히 작곡된 순수한 스코어(악보)와 함께 기존에 발표된 음악을 사용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영화와 관련된 음반에만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드라마와 게임, 뮤지컬 등에 사용된 음악들도 이 용어를 사용하여 표현하는 추세이다.
생각해 보니 나도 지금까지 연주한 곡들을 보면 상당히 많은 `OST'들을 연주한 것 같다. 지난가을 지웰시티에서 연주한 곡도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 음악인 `My heart will go on'을 그리고 평소에 자주 기타 반주에 맞추어 연주하는 `When I dream'도 영화 `쉬리'에서 마지막 제주도 바닷가 언덕 위의 로맨틱한 장면과 어우러지는 멋진 음악이라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느끼며 눈을 감고 연주하는 습관이 생긴 곡이다. 지인 분은 자신이 죽었을 때 장례곡으로 오보에 연주곡 `Gabriel's Oboe'를 들으며 천국으로 가고 싶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현대 음악에선 `OST'가 우리의 일상에 빠질 수 없는 오페라 아리아와도 같은 음악의 한 장르로 발전해 왔고 우리 귀에 익숙해졌다. 난 오늘 저녁도 달콤한 `OST'한 곡을 들으며 달콤하고 행복한 꿈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