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과수 화상병 차단 사투
충북도, 과수 화상병 차단 사투
  • 송용섭 충북도농업기술원장
  • 승인 2019.07.3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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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송용섭 충북도농업기술원장
송용섭 충북도농업기술원장

 

요즘 과수 화상병이란 단어를 들을 때마다 마치 전쟁을 치르는 것 같다. 과수화상병과 두 달이 넘게 발생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면서 느낀 소회이다.

화상병은 1793년 미국 뉴욕주 허드슨강가의 배나무에서 최초로 보고된 후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현대과학의 한계로 볼 수밖에 없는 불치의 병이다.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발병 원인은 감염된 묘목과 전지전정, 적화적과 등 작업자, 작업도구에 의한 인위적 요인, 벌·나비 등 매개곤충과 비·바람에 의한 자연적 요소 등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첫 의심신고가 접수된 시점부터 충북도지사는 확대간부회의와 직원 월례조회 등을 통해 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확인해 왔다. 이에 따라 이를 주관하는 농업기술원에서는 수평적·수직적 협력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하였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화상병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5월 23일부터 과수화상병 대책상황실과 간부로 편성된 시군 담당관제를 운영하여 의심 주 발견부터 매몰까지 신속히 진행되도록 시군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이 급속히 확산하기 앞서서 행정부지사를 종합대책 본부장으로 격상하여 시군 부단체장, 관계관과의 대책회의를 다섯 차례 개최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6월 17일부터는 기존 대응매뉴얼에 추가적으로 의심신고 과수원에 대해 매몰 전 살세균제·살충제 살포, 매몰지 미생물제 살포, 매개곤충 방역소독의 3단계 긴급방제 방안을 내놓고 확산 방지 노력에 최선을 다해왔다.

행정부지사와 시군 부단체장이 참여하는 도, 시·군 정책협의회의 의제로 과수화상병 방제를 상정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토론하였다. 한편, 7월 2일 충북사과산학연협력단과 협력하여 화상병 최고전문가를 초빙한 긴급 세미나와 7월 17일 농업인, 충북원협, 대학교수 및 지자체 등이 참여한 충북 사과산업 발전협의회를 열고 화상병 확산 차단과 방제를 위해 중지를 모아왔다.

충북에서는 2015년 제천지역 화상병 발생 이후 충북 사과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이제부터 함께 지혜를 모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개선점을 찾고, 지자체가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농촌진흥청 등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다.

이러한 충북도의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중앙 부처에 화상병 대응 매뉴얼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 병 발생지역에 약제방제를 4회로 늘리는 방안, 전시군 3회 약제방제, 전지전정, 적화적과 작업단에 대한 DB 구축과 정기교육 실시, 과원 작업 중에 작업도구 소독 의무화와 궤양 제거 등의 매뉴얼 제작이 그것이다.

7월 중순 이후 화상병 발생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앞으로의 대책이 더 중요하다. 화상병 발생 농가를 대상으로 전지전정 방법, 소독 여부 등 다양한 항목의 전수 조사를 통해 발병 원인과 전염 경로 등을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도 방제대책 수립을 위한 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우리는 이번 과수화상병 발생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학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과 내년도의 튼튼한 초석을 놓는다는 일념으로 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혼신을 다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과수 화상병 차단이라는 목적지는 길이 있어 가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가는 곳이 길이라는 사명감으로 사과재배 농업인과 함께 충북사과산업의 발전을 위해 화상병과 사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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