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1.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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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임 보

산골 너와 지붕 위에
정월 눈이 둬 자쯤 쌓였습니다

어린 손주들이 떠드는 소리로
적적하던 집안이 모처럼 왁자합니다

윷이다!
모다!

오곡밥을 푸던
할머니도 손뼉을 치고

부럼을 깨던
할아버지도 허허 웃습니다

대보름달이 잠시 발을 멈추고
봉창을 환히 밝힙니다

# 설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사주시는 새 옷과 새해를 지내려고 마련한 푸짐한 상차림, 그리고 잠을 못 자고 기다리던 세뱃돈까지. 가난했지만 정겨웠던 정월이었습니다. 마당에 푹푹 눈이 쌓이면 꽁꽁 손이 얼도록 눈사람도 만들고 연도 날리던 겨울. 온 가족이 둘러앉아 윷놀이로 웃음을 나누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기억 속에 갇혀 있는 정월의 풍속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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