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음
첫마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1.02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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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정 채 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 기해년이 시작됐습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희망마저 가난한 것은 아닙니다. 묵은 마음 털어내고 새 마음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뎌봅니다. 하얀 백지 같은 달력을 받아들고 숱한 결심을 합니다. `늘 처음처럼'이란 말처럼 올해의 첫 마음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하는 한 해가 되길 마음 다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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