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처럼(5)
연어처럼(5)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8.05.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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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소품문 (小品文)
강대헌 에세이스트
강대헌 에세이스트

 

오늘도 연어는 지난번까지 모습을 보여준 쉰일곱 마리와 함께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갈게요.
58. `혬가림도 할샤,'이것저것 생각함이 많기도 많다고 조선시대 정철(鄭澈)이 지은 가사(歌辭) `사미인곡(思美人曲)'에 나오더군요. 시대는 흘러가도 고민거리는 여전해요.
59. 필요 없는 것을 끊고 버리며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떠난다는 `단사리( 斷捨離)'가 절실히 필요해요.
60. 마음에 그리는 대로 일을 이룬다는 `심상사성(心想事成)'의 경지에 다다르고 싶을 때가 많아져요.
61. 우리 함께 외쳐요, “다올!” 하는 일마다 모두 복이 온다는 말이니까요.
62. 하버드대학교에서 814명을 대상으로 70여 년간 연구한 행복의 조건 7가지 중에 `고통에 대한 대응 방식'이 가장 끌리더군요.
63. “나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던 본 회퍼((D. Bonhoeffer)였기에, 그는 변절하지 않았던 거예요.
64.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사람이 남의 미움도 받게 되는 거지요.
65. 장석남의 시 `여행의 메모'에서 나온 “나의 걸음이 다 사그라지기 전에/또렷이 보아야만 하는 공부”에 대해 깊이 생각합니다.
66. 1967년 5월 7일에 쓴 김수영의 시 `꽃잎 2'에는 “꽃을 주세요 우리의 고뇌(苦惱)를 위해서/꽃을 주세요 뜻밖의 일을 위해서/꽃을 주세요 아까와는 다른 시간을 위해서”라는 대목이 나와요. 꽃을 아직 주지도 않은 건가요?
67. 우리도 임영석 시인처럼 `받아쓰기'를 해 보죠. “나이 오십에 나도 받아쓰기 공부를 다시 한다/환히 들여다보이는 말 말고/ 받침 하나 넣고 빼는 말 말고/모과나무가 받아 쓴 모과 향처럼/살구나무가 받아 쓴 살구 맛처럼/그런 말을 배워 받아쓰고 싶다”
68. 바다에만 가지 말기로 해요. 강에도 가기로 해요.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당신이 직접/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라고 하잖아요. 황인숙 시인이 말예요.
69. 소설가 박완서는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는 말만 한 게 하니라,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라는 말도 했더군요.
70. “(나이) 칠십이 넘어도 또 실수하더라”고 배우 윤여정이 말한 적이 있더군요.
71. 이런 비극도 있군요. 머리는 사람인데 짐승 소리를 내는 거죠. 그야말로 `인두축명(人頭畜鳴)'인 거죠.
72. 김을 매서 밭을 잘 다스리는 것처럼 스스로 다스리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네요.
73. “모든 곳에서 안식을 구했지만 찾지 못했다. 다만 작은 책 한 권을 들고 구석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예외였다”라는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에게 궁금해지는 것은 그가 들고 있었다는 책이 아니에요.
이제 연어는 일흔세 마리로 늘었습니다.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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