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나무처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04.04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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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오 세 영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 듯

#식목일입니다. 곳곳에서 나무 심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땅을 파고 여린 뿌리를 옮겨 심는 사람들의 손길에서도 애정이 묻어납니다. 말하지 않아도 생명의 소중함은 그렇게 전달되기도 합니다. 한 그루 나무를 심는 마음과 그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도 그렇게 살 일입니다. 나뭇가지가 서로의 자리를 내어주며 자라듯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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