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파
러브파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8.01.2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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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 소품문 (小品文)
▲ 강대헌

평일 아침마다 7시가 되면, `러브파(LOVE WAVE)'라는 카톡을 받습니다. 지금까지 1,370호를 넘겼으니, 5년의 시간을 채워가고 있군요. 알람 메일(alarm mail)처럼 그 카톡을 받을 때면, 성실한 운영자가 고맙기만 합니다.

내용을 짜는 일도 만만치 않겠지만,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한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닐 테니까요. 매섭게 눈이 오거나 험한 비바람이 몰아쳐도 그분의 성정(性情)이 바위처럼 굳건했기에 변함이 없었겠죠.

러브파의 동력(動力)이 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운영자가 상황에 따라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지 않는 것이지만, 유머가 조미료처럼 들어간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군요.

며칠 전 `107세 할아버지'라는 유머를 예로 들어볼게요.

젊은이 “할아버지! 이렇게 오래 사신 비결이 무엇입니까?”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뭐야? 그냥 형님이라고 불러.”

젊은이 “아, 형님 죄송합니다. 형님! 오래 사신 비결이 뭐죠?”

할아버지 “비결은 무슨…안 죽으니까 오래 살았지!”

젊은이 “그동안 사시면서 미운 사람들도 많았을 텐데, 스트레스도 없이 어떻게 그런 걸 다 참고 사셨어요?”

할아버지 “물론 미운 사람들도 있었지. 하지만 그냥 내버려뒀어. 그랬더니 지들이 알아서 팔구십 되더니 다 죽던데. 미운 사람 있어도 그냥 즐겁게 오래 살면 돼! 절대 화 내지 마! 화날 때는 그냥 웃어버려. 하하하, 이렇게 말이야!”

우문현답의 좋은 보기가 될 수도 있는 유머이기도 했지만,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뜻의 `유능제강(柔能制剛)'의 출처를 찾아 노자의 도덕경까지 말하지 않아도 될 만한 경우였지요.

러브파 운영자의 지혜로운 고민을 엿볼 수도 있더군요. 107세 할아버지가 아닌 256살을 살았다는 리칭윈(李靑雲)이 말한 장수의 비결을 소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고, 거북처럼 단정하게 앉으며, 비둘기처럼 생기발랄하게 걷고, 개처럼 잠을 자라.”

저처럼 팔랑 귀인 사람은 그날 아침 일터에 늦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때아닌 거북 흉내를 내고, 구구 거리며 비둘기 찾아다니고, 배부른 개처럼 덧잠을 자다가요. 정작 중요한 마음은 돌보지도 않은 채 말이죠.

러브파의 장점이 비단 유머 뿐만은 아닙니다. 아무리 애써도 제자리걸음처럼 여겨지는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도움말도 들을 수 있으니까요.

언젠가는 인간관계를 명품으로 만들 수 있는 6가지 법칙을 알려주더군요.

1. 기쁨, 감사, 사랑스러움으로 항상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라.

2. 비난, 비판, 불평을 절대 금하라. 링컨의 성공비결이다.

3. 정중한 예의를 갖춰라. 실력 없는 것은 용납돼도 예의 없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4. 상대방을 존중하고 세워줘라.

5.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

6. 인색하지 마라. 인색하면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없다.

러브파를 받는 아침은 남다릅니다. 자꾸만 고갈되고 마는 마음의 샘으로 사랑의 물줄기가 콸콸 들어오니까요.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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