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마음 바캉스 비법
나만의 마음 바캉스 비법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7.07.16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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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정유년 초복 지나,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마흔다섯 번째 이야기는 유관 화상(惟寬 和尙)의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 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유관 화상에게 백거이가 “이미 분별이 없으면 어찌 마음을 닦습니까?”하고 물으니 유관 화상이 말씀하시기를 “마음은 본래 손상이 없거니 어찌 닦는 것을 필요로 하겠느냐? 더럽거나 깨끗한 것을 논하지 말고 일체 생각을 일으키지 말 것이니라.”

백거이가 또 묻기를 “더러운 것은 생각하지 아니하거니와 청정함에도 생각이 없는 것이 옳습니까?”유관 화상이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눈망울 위에 한 물건도 머무르지 아니함과 같나니 금가루가 비록 보배이지만 눈에 있으면 또한 병이 되느니라.”

백거이가 또 묻기를 “닦는 것도 없고 생각함도 없다면 또 범부와 어찌 다릅니까?”

유관 화상이 말씀하시기를 “범부는 무명이고 이승은 집착하니 이 두 가지 병을 떠나면 이것이 참으로 닦는 것이 된다. 참으로 닦는 것은 부지런하려고도 하지 말고 잊어버리지도 말 것이니 부지런한즉슨 집착에 가깝고 잊어버린즉슨 무명에 떨어지는 것이라. 이것이 심요가 된다.”

백거이(白居易)는 중국의 뛰어난 문장가 가운데 한 분으로 字가 天인데 불교에도 조예가 깊었단다.

天이 글을 아주 잘 썼기 때문에 신라와 백제에서 돈을 많이 주고 글을 사왔다고 한다.

백거이가 분별이 없다면 어떻게 마음을 닦을 수가 있느냐고 물은 것에 대해서 유관 화상이 마음은 본래 상처가 없기 때문에 닦을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즉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 큰 병이라는 것이다.

눈에 먼지나 티끌 따위는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귀한 금가루라도 들어가면 병이 된다는 것. 이와 같이 마음에 착한 생각을 하든지 청정한 생각을 하든지 그것이 눈에 금가루가 들어간 것과 같아서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맹자는 호연지기(浩然之氣) 닦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고 한다.

`도와서 자라게 하지도 말아서/ 송나라 사람과 같이 하지 말지어다.'

송나라 송인이란 사람이 어느 날 벼를 심어놓고 논에 갔는데 벼 이삭이 다 펴지를 않고 머물러 있으니까 빨리 나오도록 벼 이삭들을 쑥쑥 뽑아놓았다. 그러고는 자기 집에 가서 아들에게 “내가 오늘 큰일을 했다.

논에 나가보니까 벼가 나오지를 않고 머물러 있어서 빨리 나오라고 조금씩 뽑아 놓았다.”고 하였다. 다음 날 아들이 논에 가보니까 벼 이삭이 다 말라죽어 있더란다.

이는 마음공부란 잊어버리지도 말고 너무 부지런히 빨리하려고도 하지 말라는 것. 빨리하려고 하면 집착에 가깝고 될 대로 되라고 내버려두면 무명에 떨어진다는 것. 심요(心要)는 이 두 가지를 떠나야 제대로 된다는 것이겠다.

얼굴과 성격이 다 다르듯 사람마다 자유를 잘 느낄 수 있는 바캉스 방법도 다를 것이다. 내 마음이 항상 지쳐 있다는 것은 열심히 살다 보니 지친 것도 원인이지만, 나만의 바캉스 법을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무엇을 해야 내 마음이 잘 충전 되겠는지. 정유년 여름, 나만의 마음 바캉스 비법에 관하여 `심요(心要)'를 염두에 두며 개발해 봄이 좋지 않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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