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자는 뜻입니다
함께 하자는 뜻입니다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5.11.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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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원진 차장(충주주재)

충주에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공익을 저해하고 사익을 쫓는다는 점에서 더 지독해 보인다.

경제단체장의 자녀가 지역주민들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를 사유지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폐쇄하더니, 시에 몰래 부지매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불편을 담보로 쉽게 땅을 팔아먹기 위한 수작이라고 분개했다.

심지어 이런 ‘갑질 논란’은 17일 열린 충주시의회 시정질의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정성용 시의원은 탄금대에 위치한 한 장례식장의 증축허가 취소소송과 관련해 충주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충주시 등에 따르면 탄금대와 이 장례식장의 인연은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장례식장은 일반음식점으로 사용 승인받아 운영되다가 2005년 창고로, 2007년에는 장례식장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혐오시설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칠금동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지만 결국 문을 열게 됐다. 2008년에는 지상 2층으로 증축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갈등은 이 장례식장이 2014년 1월 건물을 4층으로 증축한다며 시에 건축허가를 접수하면서 발생했다.

충주시는 명승지 보전과 자연환경 훼손 우려 등의 이유로 불허처분을 내렸으나, 사업주가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패소했다. 이에 따라 사업주는 지난 10월 보완서류를 시에 제출했으며, 허가가 나오는대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 장례식장이 충주가 가진 관광자원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이날 답변에 나선 조길형 충주시장도 이렇게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충주IC에서 충주로 들어오는 초입에 위치한 점(도시 이미지 저하), 탄금대를 중심으로 하는 관광개발 지장 등을 이유로 들었다.

조 시장은 현 시점에서 사업주도 이익을 보고 충주시도 방법을 찾는 제3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사업주는 ‘완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가 최근 이 사업주와 식당, 카페 등의 업종 전환에 대해 논의했는데, 사업주가 매매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제시한 금액의 4배 이상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사업주가 증축을 강행한다면 매매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조 시장은 시장만의 의지로는 부족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모든 시의원들의 협조는 물론, 시민들에게 지혜와 힘을 부탁했다. 함께 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조 시장은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어제 이 장례식장에 비치돼 있던 충주시 조기(弔旗)를 뺀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개인적으로)조문도 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이다.

이날 충주시의회에는 30명의 충주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찾아 시정질의를 직접 참관했다. 뉴스로만 보던 갑질이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으리라 생각하니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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