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렬간 갈등 없게 합리적 대안 찾아야
직렬간 갈등 없게 합리적 대안 찾아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5.11.15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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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이형모 부장(진천주재)

“행정직이 맡으면 안 될 자리입니까”VS “전문직이 가야 할 자리죠.”

최근 진천군이 시설관리사업소장 자리를 행정직 단수 직렬로 한 정원 규칙 개정을 입법예고하자 행정직과 시설직 공무원들이 기자에게 직렬간 뿌리깊은 반목을 빗대서 한 말이다.

이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군의회가 행정직 단수 직렬을 복수나 3복수로 바꿀 것을 검토하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행정직이 주도하는 직제개편에 대해 다른 직렬 공무원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다. 업무의 효율성이나 성격은 따지지도 않는 모양새다.

커져만 가는 양자의 갈등은 다른 직렬이 행정직에 가진 강한 피해의식이다. 행정개편의 칼자루를 행정직이 쥐고 있고 다수 논리로 자리를 독식하려 한다는데 있다.

한 시설직 공무원은 “복수직렬로 해놓고 인사적체가 많은 직렬을 소장으로 내보내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단수 직렬로 묶어 놓겠다는 것은 행정직의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설직이나 소수 직렬은 또 시설관리사업소장 자리를 왜 행정직만이 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한다. 시설직이나 소수 직렬에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경우는 행정직의 기여로 만든 자리가 아닌 만큼 균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업·녹지·전산·통신 등의 소수 직렬 사무관은 1명도 없다. 소수 인원이라고 승진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이유다.

행정직도 할 말이 있어 보인다. 직원 수가 많다 보니 다른 직렬에 비해 인사적체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무관 자리를 복수직렬로 열어 놓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갖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급기야 의회에서도 칼자루를 빼들었다.

단수 직렬을 복수나 3복수로 다시 검토하라며 군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한 군의원은 “업무의 성격을 볼 때 꼭 행정직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돼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군정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그에 걸맞은 조직과 인사가 우선이다. 군정이 구체적으로 기획되고 실행되는 것은 조직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자리싸움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더는 보이지 말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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