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유치, 왜 중요한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유치, 왜 중요한가?
  • 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대한국토·도시계획
  • 승인 2015.09.0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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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고문>

옛 청주연초제조창에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형 미술품수장보존센터를 건립하는 계획이 확정되었다. 이곳에는 수용능력이 한계에 달한 국립현대미술관 작품을 수장하고 일반인들이 이들 미술품을 수시로 관람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갖추어진다. 사실상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15년 이상 비어 있던 옛 담배공장에 1만여 점의 미술작품을 보관·전시할 수 있는 국가 미술관이 조성된다고 하니 가슴이 벅차온다. 

청주에 들어설 ‘국립 미술품 수장·보존 센터’는 옛 연초제조창 건물의 일부(건축면적 1만9856㎡)를 리모델링해 사용할 예정이다. 사업비 628억 원은 전액 국비이고 2017년 착공해 2019년 개관할 계획이다. 건물 1층엔 전시형 수장고를 만들어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개방하게 된다. 2층에서 4층까지는 상설전시관과 예술인을 위한 교육센터를 조성하고 정기적인 특별 전시회와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5층에는 훼손된 미술품을 복원하는 작업실이 마련된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청주시는 ‘국립 미술품 수장·보존 센터’의 건립을 계기로 주변지역의 도시재생 사업을 긴밀히 협조하여 추진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센터 프로그램을 연계할 경우 각종 문화사업을 훨씬 다채롭게 전개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이승훈 청주시장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건립이 확정됨에 따라 옛 청주연초제조창 중심의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이 탄력을 받고, 크게는 청주의 문화지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옛청주연초제조창은 우리나라 창조경제 보고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쉽지 않았다. 1990년대 들어 KT&G가 청주연초제조창을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청주시와 KT&G 간에 뜨거운 법적 공방이 있었다. KT&G가 아파트 건설회사에 부지를 고가로 매각하기 위해 청주시에 해당부지의 용도지역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시는 우암산 경관보호를 위한 고도제한을 전제로 시민광장과 공원시설 지정을 추진하였으니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시장과 공무원의 피나는 노력으로 시는 현재 옛 청주연초제조창 부지와 시설을 매입하여 이번 쾌거를 이루었다.

덕분에 청주시민은 첨단문화산업단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을 얻었고, 이 지역이 공예예술의 창작활동·산업화·판매가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세계적 문화산업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전까지 갖게 되었다. 나아가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전시활동을 위한 장이 제공되고, 주변 북부시장-수암골-청주대 예술대-중앙로를 연결하는 4개 도로축이 특화거리로 활성화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10여 년 전, 옛 청주연초제조창 시설을 힘든 과정을 거쳐 매입하고 첨단문화산업단지까지 조성한 당시 시장과 담당공무원의 선견지명과 노력을 높게 사야 한다. 동시에 전임자가 추진한 사업을 후임 시장이 이어 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에서 공예비엔날레 개최, 국립현대미술관과의 끈질긴 접촉, 그리고 도시재생사업으로 불씨를 살려낸 직전 시장의 노고와, 그 결과물을 훌륭한 결실로 일구어낸 현 시장의 노력과 업적을 높게 평가한다. 

앞으로 사회에서 도시경쟁력을 결정할 핵심요소 중의 하나가 문화산업이다. 그리고 훼손된 미술품을 복원하는 산업은 미래 유망분야 중의 하나이다. 이번 ‘국립 미술품 수장·보존 센터’ 유치를 계기로 옛 청주연초제조창 일대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의 중심으로 재탄생하고 나아가 청주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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