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땐 의지·기쁨은 12배 10남매 보면 절로 행복"
"힘들땐 의지·기쁨은 12배 10남매 보면 절로 행복"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3.09.16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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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대가족 이야기-청원 남이면 10남매 김학수씨 가족
추석 명절 4대 집결… 동네 '북적북적'

아이들, 또래 비해 성숙·배려심 깊어

"요즘 가족의 정 잊혀지는 것 안타까워"

"스스로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니 그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요."

청원군 남이면에 살고 있는 김학수씨(43) 가족은 전국적인 '대가족'으로 유명하다. 4대, 5대가 함께 살아서가 아니다.

김씨는 아내 김금녀씨(38)와 함께 10남매를 키우고 있다. 큰 딸 경미부터 막내 사랑이까지 한 자리에 모여 있으면 절로 대가족이란 말을 떠올리게 된다.

김씨 가족은 벌써부터 추석 명절 준비로 분주하다. 10남매를 데리고 경북 문경까지 장거리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김씨 가족이 한 차량에 올라타 이동하는 모습은 보기만해도 명절 분위기를 한 껏 느끼게 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 될 테지만 김씨와 아이들은 추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모처럼 김씨의 할머니, 아이들에게는 증조할머니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을 꺼리는 요즘 풍토에 자란 아이들은 집안 어른들을 만나도 쭈뼛쭈뼛 하기 일쑤지만 김씨의 아이들은 다르다.

오히려 증조할머니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막내 사랑이가 태어나면서 명절 때도 찾아뵙지 못했기 때문에 다가오는 추석 명절은 더욱 특별하다.

4대에 걸쳐 20명이 넘는 대가족이 모이면 동네가 떠들썩 할 정도지만 할머니가 사는 동네 주민들도 김씨 가족은 귀한 손님으로 맞이한다.

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명절을 보내는 모습만으로도 이제는 잊혀져 가는 옛 풍경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이 날 만큼은 스마트폰이나 TV보다 윷놀이를 하고, 집 앞마당에서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경험을 더욱 좋아한다.

부부는 그런 아이들이 마냥 고맙고 기특하다.

핵가족이라는 단어조차 너무나 흔해진 요즈음 대가족을 이루며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김씨는 “가족간의 갈등이 심각해지는 사회 분위기가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풍족하게 해주지 않아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10남매를 보고 있지만 절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대가족을 이루고 살면 정신이 없고 다툴 일도 많지 않냐고 질문을 많이 한다”며 “오히려 웃을 일이 많아 좋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서 느껴지듯 10남매는 또래에 비해 성숙하고 배려심도 많다.

부부가 힘들어 할때면 너 나 할 것 없이 다가와 어깨를 주무르고 재롱을 부린다.

직장생활 등으로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할 때면 스스로 엄마, 아빠가 되어 서로를 챙긴다.

10남매에겐 가정이 하나의 작은 사회나 마찬가지다.

김씨는 “나와 아내, 아이들 모두 12명이 가족을 이루고 산다는 것은 축복이나 다름없다”며 “힘이 들 땐 서로 의지하고 즐거울 때는 12배로 기쁨을 나눌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내가 어릴 적엔 동네에서 8남매, 9남매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요즈음 우리 가족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변해가는 사회를 반영하는 것 같다”며 “추석 명절 때만이라도 대대손손 모여 대가족으로 산다는 것을 느끼고 서로의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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