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 보이지 않았던 사람을 주목하라
로마시대 보이지 않았던 사람을 주목하라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3.01.1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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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출간
평민·빈민·노예 등 그들의 삶 자세히 설명

지배계층에 착취당하면서도 희망 품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한때 찬란한 영광을 누렸던 로마 제국.

그러나 우리가 아는 로마의 역사는 로마 인구의 1%도 안 되는 소수 지배계층의 역사다.

그들 뒤에는 역사를 떠받친 수많은 민중이 있었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거대한 로마 제국은 역사에 웅대한 흔적을 남기기도 전에 주저앉았을 것이다. 로마 역사에서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로 기록됐지만, 그 역사를 떠받친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에 주목한 책이 나왔다.

로버트 냅이 쓴 '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이론과 실천)는 로마 시대에 보이지 않았던 보통 사람들을 크게 평민 남자 평민 여자 빈민 노예 해방 노예 군인 매춘부 검투사 산적과 해적으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한다.

그들은 수로 따지면 인구의 99%를 차지했지만 1%에게 지배당하며 살았다. 어쩌면 오늘날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과 우리가 처한 현실은 물질적 환경이나 도덕적 규범, 구체적 직업과 삶의 가능성까지 하나도 같은 게 없지만, 자신이 맞닥뜨린 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하고, 인간관계와 초자연적 존재에서 위안과 보상을 구하며, 자신이 머물 집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질병과 전쟁, 폭력의 고통 속에서 두려움을 안고 살았으며, 지배계층에게 착취당하면서도 서로 기대어 희망을 품었다.

노예와 군인은 무법자가 되기도 했고, 노예는 해방노예가 되거나 도망쳤으며, 평민의 아들은 농부나 상인, 군인이 되었다. 평민과 매춘부, 노예를 가리지 않고 여자들의 관심사와 걱정은 비슷했다. 거대한 제국의 혼란 속에서도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세계를 이루어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잊지 말라고 말한다. 지배계층의 업적 뒤에는 그 세계를 떠받친 99%의 민중이 있었다는 것을.

저자는 로마의 보통 사람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지배계층이 쓴 자료를 최대한 배제하고 묘지의 비문, 파피루스 문서처럼 덜 알려진 증거를 주로 활용하고 문학과 편지, 낙서 등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드러내는 수고를 무릅썼다.

세상에 드러날 자격이 충분함에도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을 드러내려고 노력한 저자의 연구를 칭송하고 싶을 정도다.

이 책으로 로마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았다면, 이제 우리 시대의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눈을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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