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 책 향기에 취해볼까
독서의 계절 가을, 책 향기에 취해볼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10.04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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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문화진흥원, 분야별 읽을 만한 책 10종 선정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좋은 아버지수업 등 추천

가을볕이 부드럽게 대지로 내려쬐면 자연도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고 나들이 간다.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팍팍했던 마음 공간도 넉넉해진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인생을 배워보는 10월. 마음을 채워 줄 친구와의 동행만으로도 여유로워지는 계절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0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각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 추천했다. 선정도서로 5.16과 5.18의 역사적 사건을 형이상학적 깊이와 신학적 죄의식의 문제로 다룬 '지상의 노래'등 10권이며 추천인의 이야기와 함께 선정도서를 소개한다.

◇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오항녕/너머북스

영화 광해군이 인기를 끌면서 책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도 독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광해군에 대한 21세기의 반정을 담은 역사서로 이중적 인물상을 보여주고 있는 광해군에 대해 파헤쳤다.

광해군은 후궁 소생이었지만 1608년 조선 제15대 왕으로 즉위한 광해군은 왕위계승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정비 소생의 배다른 어린 동생 영창대군을 죽였고, 영창대군의 어머니 인목대비를 서궁에 유폐시켰다가 폐위시켰다. 결국 1623년 인조반정으로 쫓겨나 폭군으로 낙인찍히면서, 그는 왕의 묘호도 없이 또다른 폭군 연산군처럼 그저 광해군으로 불려졌다.

이 책은 광해군 시대를 이해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인'광해군일기'에 대한 검토를 통해 독자들이 안심하고 논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본문은 조선 제15대 임금 광해군과 그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전모를 크게 3시기로 나누어 광해군 시대에 접근한다. 폭군과 실용주의라는 엇갈린 평가를 역사적 논쟁을 통해 다시 광해군을 조명하고 있다.

◇ 좋은 아버지 수업/임정묵/좋은날들

아버지교실, 아빠수업 등 최근 들어 아버지의 참모습을 찾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유행이다. 권위적인 아버지상에서 친구같은 아버지상을 통해 가족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코드이다. 이 책은 아이들과 소통하는 좋은 아빠로 살아남기에 대해 들려준다.

어머니의 손길 이상으로 아버지의 보살핌이 꼭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좋은 아버지가 되는 데 필요한 아버지다움과 요즘 아이들에 대한 이해, 그리고 아이들을 세상에 내보내기 전에 아버지로서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들에 대해 들려준다. 임정묵 교수는 자신의 경험 속에 건져 올린 실전 병법으로 자녀와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아이의 변화를 이끌어 3가지 방법 가운데 첫 번째로 "마음 속에서 아이를 아예 포기하라"를 제시한다. 자녀에 대한 욕심과 선입견을 버리고 철저히 아이를 믿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자녀 문제 밑바닥에는 아버지의 빈자리, 아버지의 무관심이 자리한다. 저자 말대로 바야흐로 아버지가 나서야 할 때다.

◇ 한국가족, 철학으로 바라보다/권용혁/이학사

'가족'이라는 개념은 철학, 특히 사회철학적으로 중요한 주제이다. 그럼에도 국내의 경우, 현대에 들어와 가족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오히려 등한시된 경향이 있다. 이 책은 한국 가족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세계사적으로도 설득력 있는 대안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개념을 광범위한 실증적 자료에 기초해 철학적으로 새로이 주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자는 서구적인 잣대와 개념으로 한국적 현실을 해명할 것이 아니라, 한국적 현실 자체에 뿌리를 두고 이 구체적 현실과 소통하면서 나름대로 보편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철학함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가족이 강한 폐쇄성과 배타성을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 가족 내적인 응집력과 연대성이 가족 외부로 확산될 경우, 오히려 열린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양한 개념들을 바탕으로 한국 근대 가족에 대한 철학적 제안이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이상적 가족임을 역설한다.

◇ 내 맘도 모르는 게/유미희/사계절

이 책은 바다의 생명을 동시로 옮긴 동시집이다.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동문학가 유미희가 50년, 100년 후에도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고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저자 특유의 꼼꼼하고 세심한 시선으로 바닷가와 그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낸 동시 47편을 수록하고 있다.

갯마을의 거친 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갯마을의 팍팍한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주기도 한다. 바다는 단순히 놀이와 풍경이 아닌 사람과 함께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저학년도 쉽게 친해질 수 있도록 재미를 살려 시를 지었다. 특히 갯마을을 소재로 한 현장감 있는 시들이 많아 다른 시집들과 차별성이 돋보였다.

◇ 세상을 움직이는 물리/정갑수/다른

이 책은 과학자의 시각으로 본 인류문명학이다. 즉, 인류의 역사와 미래를 과학으로 들여다 보아 새로운 역사 읽기를 전한다. '세상을 움직이는 물리'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알기 쉬운 서술을 통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과 관념이 알고 보면 인류 문명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들임을 보여주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그래서 여느 과학서적과 다르고 여느 역사서적과 상이하다. 단순히 물리학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중력에서부터 나노과학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함께 살펴보았다. 고대부터 현대,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물리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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