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면-옥중서신-칼럼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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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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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이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하이닉스-매그나칩 거대자본과 경찰의 대응이 도를 넘었습니다.

그 무자비한 폭력이 난무함에도 우리는 비정규 노동자의 생존을 벼랑으로 내몰 수 없었기에 죽기를 각오하고 저항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무엇이 달라졌습니까.하이닉스-매그나칩 원청은 비정규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이룩한 사상 최대의 매출을 자랑하며 성과 파티를 벌이고 매달 100여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하청 동지들은 길거리로 쫓겨난지 1년 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울분으로, 노동자의 자존심으로 여기까지 오기엔 너무나 큰 희생이었을 것입니다.

정치권은 어떠합니까?스스로 노동부의 노동연구원 용역조사에서도 드러난, 보호의 효과나 개선의 효과 하나 없는, 아니 오히려 비정규직을 고착화시키고 확산시키는 비정규 악법을 보호법이라 우기며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본분파의 개혁일환으로 현대차를 타깃삼아 소위 건전한 자본문화(?) 만들기로 개혁의 생색을 내고 있습니다.

또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비리 수사는 그동안 노동계가 주장했던 대로 IMF식 처방이 국부유출만을 가져왔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과연 검찰이 이를 인정하고 몸통인 현정권 청와대와 이헌재 사단까지 수사를 확대할지는 매우 비관적일 것입니다.

바로 현 ‘잡파 신자유주의 정권’의 한계 속에 모두 용두사미 수사로 일단락지어질 것입니다.

우리 1000만 노동자의 생존을 책임지고 있는 민주노총은 어디에 있습니까?2005년 비정규악법 저지투쟁의 선봉에 섰던 전재환 비대위원장이 그 투쟁으로 인해 어처구니 없이 구속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제대로 된 항의투쟁 한 번 조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악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음에도 근근이 그때 그때의 수세적 투쟁에 머물고 있습니다.

보수언론의 친자본·반노동 논조와 태어나서부터의 반공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쪽 면만을 바라보도록 강요된 국민의 눈에 맞춘 노동운동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민중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회적 대화에 발목이 잡혀, 합리(?)적 노동운동을 강요당하며 정당성과 전투성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미 초국적 자본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자본합리화 속에 선도산업 등 핵심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만을 남겨둔 채 공정합리화를 통한 하청계열화, 생산지의 해외이전을 통한 하청기지화로 자국이든 3국이든 불구하고 노동자의 착취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 속에서 핵심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책동은 노동자의 연대를 갈가리 찢어 놓고 있으며, 노동자의 국제연대마저도 가로막고 있습니다.

언제나 위기는 기회와 함께 왔습니다.

당장 자본과 권력의 횡포가 거대할지라도 우리 선배 노동자들은 단결과 연대로, 결연한 투쟁으로 탄압을 이겨내고 조직의 건재함을 과시하였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눈 앞의 정규직·고용안정 속에 우리 후배노동자들을 평생의 노예적 삶으로 내몰 비정규직을 용인하지 맙시다.

지치고 지쳐 더 이상 견디기 힘든 하이닉스-매그나칩 하청노동자들의, 비정규 노동자들의 거친 손을 잡아줍시다.

승리의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옥중에서 김용직 민주노총충북본부 조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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