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부 수첩' 쓴 박연차 여비서 "힘들어요"
'살생부 수첩' 쓴 박연차 여비서 "힘들어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2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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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규명하는 단초가 되고 있는 '수첩'을 작성한 여비서 L씨가 검찰에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25일 "(수첩을 작성한) 여비서가 통화가 안 되고… 언론에 너무 크게 부각이 돼서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10여년 간 박 회장의 비서로 근무한 30대 초반의 L씨는, 현재는 박 회장이 '헐값'에 매입한 '휴켐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박 회장의 측근에 따르면 이 여비서의 수첩에는 2004년 이후 박 회장이 만난 사람, 일시, 장소 등이 깨알같은 글씨로 꼼꼼히 기록돼 있다.

수첩은 2008년 7월 세무조사 당시 압수당했다. 태광실업이 작성해 국세청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던 '국세청판 리스트'가 사실은 이 수첩이었던 것.

검찰은 이 수첩을 국세청으로부터 넘겨 받아 여러가지 정황증거와 비교한 후 박 회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여비서 L씨도 수시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도 "여비서의 다이어리와 박 회장의 다이어리 등을 토대로 거액이 빠져 나간 시점과 비교해 수사중"이라며 이 수첩의 존재를 확인한 바 있다.

검찰은 실제 이 수첩을 근거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004년 말 1억원 어치 상품권을 받은 정황 등을 포착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전 현·정권,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는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 그 실체가 여비서의 수첩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박 회장의 한 측근은 최근 뉴시스를 통해 "리스트는 10여 년간 박 회장을 보필한 L씨가 사소한 것까지 기록해 놓은 수첩"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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