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차전지업계, 캐즘· 고환율에 세무조사까지…혹독한 겨울나기
LG에너지솔루션 고환율 타격, 에코프로비엠은 세무조사 중
충북의 이차전지업계가 혹독하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고환율,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일부 기업은 고강도 세무조사까지 받고 있다.
이차전지업계는 원/달러 환율 상승,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에 따른 대내외 경제환경 불확실성 고조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상계엄령 이후 환율이 치솟으면서 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효과와 비상 계엄 여파로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되면서 미국에서 조 단위 투자를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
특히 이차전지 업계 부담이 커졌다. 1400원대로 환율이 정착될 경우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극복에 큰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다.
충북 오창 소재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합작과 단독 공장 등 총 8개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이다. 모든 투자를 `달러'로 지불하면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달러 부채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6조8284억원으로 2분기 말 4조1607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연간 238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환율 상승으로 매출 증대 효과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전기차 시장 확대 효과는 내년부터 커지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업황 부진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내년에도 강달러,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차전지 업계가 혹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세무조사까지 받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국세청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글로벌을 상대로 동시 비정기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6월 합병했다.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달말 충북 청주 소재 에코프로비엠 본사와 합병 전 에코프로글로벌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글로벌에 대한 국세청의 비정기세무조사 선정 이유 및 배경 등에 대해선 알려진게 없다.
다만, 회사측은 “통상적인 정기세무조사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엄경철 선임기자eomkc@cc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