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의회 역할 기대한다
주말논단
청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21일 시작됐다.
29일까지 총 9일간 7개 상임위원회에서 시 본청과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행정사무감사는 집행부의 지난 1년간 정책수행의 효율성과 예산집행의 적절성을 점검하고 보완과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의 대표적 역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거의 해마다 국감이 끝날 때면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로 그동안 행정사무감사가 제 역할을 다해오지 못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는 다소 김빠진 행정사무감사가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의 현실진단과 감사 목표에서 큰 차이점이 없다. 특히 오송참사와 여·야 갈등이 심했던 지난해에 비해 큰 이슈가 없어서다.
그렇지만 시의회가 짚고 넘어가야할 현안은 수두룩하다.
봉명동 농산물도매시장 활용,현도재활용센터 이전 갈등, 명암관망탑 리모델링, 청주병원 강제집행, 사직대로 센트럴파크 조성, 시외버스터미널 특혜 의혹 등은 관심있게 지켜볼 사안들이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 들어가기 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있었지만 행감에 대해 따로 논의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었다. 그렇지만 부진한 사업들을 주요 이슈로 부각하며 정책 실효성을 검증하거나 쟁점화하겠다는 의지는 강하다.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꼼꼼히 따지고 잘못들을 추궁해야 한다.
시는 시민의 세금을 쓰고 시의회는 납세자인 시민의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행정사무감사가 시민의 눈높이에서 생산적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정파 논리에 매몰돼 소모적 정쟁으로 흐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행정사무감사의 본질을 망각한 탓이다.
집행부의 독선과 잘못은 견제하되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여야가 시민 총의를 모으는 생산적 논쟁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번 행정사무감사가 더는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
무엇보다 행정사무감사가 현안에 여야가 함께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는 데 기대를 걸어본다. 집행부에 대해 여야가 따로여선 안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야가 아니라 의회로 한 몸이 되어 집행부의 실정을 짚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피감기관 공무원들에게 큰 소리만 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정책 집행의 부실함을 따져 묻고 질타하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민생 현안이 적지 않다.
고금리와 고환율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서민경제 사안, 도심과 농촌지역 간 균형발전, 재미없는 도시라는 이미지 탈피 등 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할 현안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를 짚지 않고 실질적인 대안과 보완정책 마련에 소홀히 한다면 의회의 책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부디 시정에 시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행감만큼은 정책에 좀 더 집중하며 생산적인 의회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