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도 항생제 남용...내성만 키운다
우리나라 사용량 OECD 국가 평균比 1.2배 높아 국민 이해도 부족·의사 과도한 처방 주요 원인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약 1.2배나 되고 있지만 항생제의 의미와 용도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 정도가 잘못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사들은 항생제 내성의 주된 원인으로 ‘과도한 처방’(55.9%)을 꼽은 반면 ‘불필요한 상황에선 처방하지 않는 경우’는 60%에 불과해, 항생제 과다처방이 적지않은것으로 분석됐다.
18일 질병관리청이 일반인 800명과 의사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밝힌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 수준(52.9%)이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의사 역시 10명 중 7명(69.6%)이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라고 응답했다.
‘항생제 내성'이란 각종 세균이 항생제에 치료되지 않고 생존·증식하면서 치료를 어렵게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항생제 내성의 주요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에서 비롯된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OECD국가 평균 대비 약 1.2배가 높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의 항생제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상황이다.
질병관리청 조사대상 일방인 중 항생제를 ‘세균 감염 질환치료제’로 제대로 이해하는 응답자는 28%에 불과했다. 나머지 72%는 항생제가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질환에도 효과가 있다고 잘못 여기고 있었고 아에 용도를 모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의료계에선 불필요한 경우에도 항생제가 처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사대상 의사들은 항생제 내성 증가의 주원인으로 '의사의 과도한 항생제 처방'(55.9%)을 꼽았다. 특히 '항생제 처방지침에 따라 처방한다'는 응답은 53.6%로 절반을 조금 넘었고 ‘불필요한 상황에선 처방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9.1%에 그쳤다. 처방지침에 따르지 않고 불필요한 경우에도 항생제가 처방되는 경우가 적지않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자료에 따르면 지난 코로나19시기 입원환자 중 항생제가 필요한 사례는 8%임에도 환자의 75%에서 항생제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의료계는 물론 일반인도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며 "의사는 지침에 따라 항생제를 적절하게 처방하고, 일반인은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