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작년 이맘 때 핀란드 방문을 위해 이곳에 왔다. 커피를 참 맛나게 마셨던 이후로 정확히 1년 만에 인천공항이다. 워낙 천고가 높은 공항이라 `웅~' 하는 진공 음이 늘 있는 곳이다. 해외전을 위해 나선 것은 무려 8년 만이다. 중간에 코로나 시기도 있긴 했지만 작품을 들고 나서는 게 오랜만이라 사뭇 설렌다.
태국은 약 20년 전에 여행차 방문했었다. 특히 치앙마이의 `아유타야'유적을 보고 참 인상 깊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이번 방문길에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유적이다.
운 좋게도 내가 회장을 맡은 미술 단체 `공통분모'가 2024 청주 문화나눔 예술인단체 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국제전을 기획해 치앙마이 `La Luna Gallery'를 방문한다.
치앙마이는 태국의 외곽도시지만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예술가들에겐 최적의 작업환경이라고 한다. 조금 촌스런 도시이면서도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을 만큼 정감 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미술가들이 모여들면서 프랑스 인상주의 시대, 바르비죵 마을과 살짝 견줘볼 만한 느낌도 든다.
`와우~' 음식이 끝없이 나온다. 사방이 온통 음식으로 넘쳐난다. 광장 테이블을 중심으로 빙 둘러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각자 먹고 싶은 먹거리들을 찾아 크게 한 접시씩 담아온다.
누가 뭐래도 밤의 문화는 야시장 아니던가? “나 너무 먹는 거 아냐? 에잉~ 클났다” 우리 팀 큰 누님은 연신 클났다면서도 맛난 음식에 정신없으시다. 하하하.
`어떤 맥주가 맛있는 거지?' 고민 중일 때 애칭이 `박 가이드'인 막내가 나선다. “LEO!”
사실 태국 측 작가 선정은 치앙마이라차팟대학 미술과 `Ikuo Eiso'교수님이 맡아 하셨다. 일본인인데 독특하게 치앙마이에서 교수직을 하고 계신다.
워낙 국제전 기획력이 뛰어나고 마침 우리 쪽 참여작가와의 인연으로 수준 높은 전시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셨다고 한다. 이런 노력으로 태국 측 작가 중에는 태국 현대미술의 거장 Inson Wongsam을 포함한 현재 태국의 초일류 작가로 불리는 Surasit Saokong, Thongchai Srisukprasert 등 명실공히 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도 참여해 국제 교류전의 의미를 단단히 했다.
참 적극적이다. 태국 작가들은 감정표현에 거침이 없다. 태국어 자체가 우리가 듣기엔 좀 시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표정과 언어가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자신의 작품설명에도 적극적이고 우리의 작품에도 호감이 크다.
참 `La Luna Gallery'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겠다. 먼저 외부모습이 참 예쁘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오래된 거물을 크게 리모델링하지 않고 자그만 전시 공간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1, 2층 구조다. 처음 느낌은 유럽의 오래된 건물 느낌을 받았다.
전시 공간이 시원하게 트이진 않았는데 아기자기 전시작품들을 찾아가며 볼 수 있는 포근함이 있다. 아주 작은 공간에는 2~3개 정도의 작품만을 설치할 수 있어 마치 작은 부스 같은 느낌도 든다.
요즘은 워낙 공간을 초월하는 소통 시대라 외국작가와 국내 작가의 재료나 표현적 특별함은 크지 않다. 다만 이야기하고자 하는 본질이, 태어나고 자란 환경에 따라 다양할 뿐!
그들이 벌써 보고 싶다. 또 만나서 밤새 수다좀 떨어야지. 요즘은 해외 작가들과도 대화가 막힘이 없다. 왜? `Papago' 다시 인천공항이다.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