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지는 대형사고주기 … 안전 불감증 여전
충주 유람선화재사고 30주기 - 충북은 안전한가 정부·지자체 재발방지 안전사고 정책 마련 불구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청주 오송참사 등 잇따라 재난안전 전문가 “철저한 반성·예방노력 요구”
대표적인 안전불감증 사고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던 충주유람선화재사고가 24일로 30주기를 맞는다. 30년전 충주호에서 운항중이던 유람선사고로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충북에서는 대형인명 피해가 발생한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1994년 10월24일 오후 4시15분쯤 단양군 적성면 충주호에서 운항중이던 충주호관광선 소속 충주 제5호 유람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유람선이 전소하면서 29명이 불에 타거나 익사했고, 3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성수대교 붕괴사고 3일 후에 발생했다.
사고당일은 성수대교 붕괴 등 잇따른 대형사고가 발생하자 김영삼 대통령이 담화문을 통해 대국민사과를 발표한 날이었다.
그해 첫 운항에 나선 사고유람선은 오후 4시 승객과 승무원 총 134명을 태우고 단양읍 신단양선착장을 출발해 충주시로 가는 도중 기관실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발생한 지점은 출발 15분에 도달한 상진철교 인근으로,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에서 불길이 크게 번졌다. 물위에서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 유람선 화재 진압이 어려워 전소되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충주호유람선 화재사고는 충북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참사로 기록됐다. 정부와 지자체는 재발방지를 위한 각종 안전사고 관련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충북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30년전 충주유람선사고 이후 안전불감증이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대표적인 안전사고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이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2017년 12월21일 오후 3시53분 제천시 하소동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했다. 29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였다. 막대한 인명 피해는 무심코 지나쳤던 여러 작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일어났다. 일부 소방시설 미작동, 비상구 통로 물건 적치 행위, 건물 주변 불법 주·정차행위 등 복합적인 화재원인이 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지난 해에는 오송지하차도 침수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023년 7월15일 청주시 오송읍의 궁평2지하차도가 집중호우로 침수되면서 14명이 사망했다. 침수 당시 지하차도 안에는 차량 17대가 고립됐다.
오송 참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충북도, 청주시의 관련공무원들이 기소돼 재판중이다. 해당 지자체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2년째 오송 참사가 정치이슈화하고 있다. 오송 참사를 계기로 지하차도에 대한 안전사고대책 마련이 시행되고 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안전사고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재난안전 관련 전문가들은 “충주유람선 화재사고 이후 안전사고 불감증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특히 제천화재사고 이후 대형사고 발생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만큼 각종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예방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엄경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