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2024-08-18     이혜연 청주동주초 행정실장
이혜연

 

“우리 오늘 무슨 영화 볼까?”

추격과 액션 장면이 멋진 `미션 임파서블',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탐험을 떠나는 `인디아나 존스', 짐 캐리의 유머가 있는 `마스크', 헤어진 연인의 기억을 지운 후에도 다시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는 `이터널 선샤인', 지금도 생각나는 전화번호 뒷자리보다 실제 사건이었던 것이 더 충격적이었던 `추격자', 존재하는 세상을 의심하게 했던 `매트릭스', 마법의 세계로 초대했던 `해리포터', 아들과 함께 본 애니메이션 `씽2게더', 그리고 경쾌한 음악과 춤이 있는 `맘마미아' 등 많은 장르의 영화가 있고 우리는 보고 싶은 영화를 영화관이나 집, 어디서나 편하게 볼 수 있다.

여러 장르의 영화 중에서 아름다운 음악, 멋진 배우들과 함께 있는 느낌, 그리고 이국적인 배경의 뮤지컬 영화를 좋아한다. 우리가 아는 많은 뮤지컬 영화 중 `경쾌한 음악, 아름다운 경관'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바로 `맘마미아'다. 엄마인 도나와 딸 소피가 푸른색 바다와 하얀색 건물로 대비되는 청량한 느낌의 그리스 칼로카이리 섬에서 호텔을 운영하며 살다가, 결혼을 앞두고 있던 소피가 엄마의 일기장에서 본 아버지 후보자(은행원인 해리, 작가인 빌, 건축가인 샘)에게 초대장을 보내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맘마미아'를 보고 있으면 마치 `ABBA'가 영화의 내용 전개에 맞춰 가사를 쓴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 특히 도나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의 표정 연기를 보는 것이다. 진지하게 `Money, Money, Money'를 부르며, 돈 걱정을 하고, 부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노래하는 표정을 보면, 역시 메릴 스트립은 연기의 달인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 후보자인 해리, 빌, 샘은 모두 소피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아버지라고 확신하고 결혼식에 참석했으나, 자신의 딸이 아닐 수 있다는 상황에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모두 소피의 아버지가 되는 장면도 좋았다. 또, 아버지의 부재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단지 아버지를 찾는 것이 전부였던 소피가 갑자기 생긴 3명의 아버지 덕분에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결혼식을 하지 않고 연인 스카이와 여행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은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를 두려워하던 소피의 성장 스토리라고 생각되었다.

아버지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갑자기 자신의 원하는 것을 찾아 떠나겠다는 내용이 당황스러웠지만, 심리적 결핍이 해결되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주인공이 없어진 결혼식에서 도나와 재회해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 샘은 도나에게 청혼하고, 여전히 서로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도나가 청혼을 받아들이며, 부끄러운 듯 못 이기는 척 부르는 `I DO I do I do I do'는 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이자 잊고 있던 사랑의 감정이라고 생각되었다.

이 영화를 보며 생각하게 된 것은 `사람들에게 오래 사랑받는 음악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경쾌한 음악과 춤으로 지금 있는 곳을 축제의 현장으로 만들 수 있는 `Mamma Mia', `Dancing Queen' 등의 음악도 있지만, 담담히 위로를 건네는 `Chiquitita' 같은 음악도 있어 원하는 대로 기분에 따라 들으며 감정을 순화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태양은 여전히 하늘에 있고 당신 위에서 빛나고 있다.'라는 가사는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당연한 말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힘들 때 다시 한 번 일어설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영화를 보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우리의 삶이 언제나 축제일 수는 없겠지만 좋아하는 영화가 함께 하기를 기대하며, “우리 오늘 영화 보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