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집 활성화 대책 시급하다
넷제로(NET ZERO)칼럼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협의체)에서 제언한 1.5도 상승 목표 달성을 위해 허용되는 탄소예산(Carbon Budget)은 300Gt CO2에 불과하다.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2030년에 1.5도 이상 상승이 불가피하다.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한다면 그린란드 얼음충이 파괴되고 산성바다가 산호초를 초토화시킨다.
3도 상승하면 아마존이 사라지고 엘리뇨가 정기적으로 발생해 해수면 상승으로 뉴욕시가 물에 잠긴다.
4도 상승시 영구동토층이 해빙되고 임계점을 넘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5도 상승은 문명이 파멸, 6도 상승은 지구상 생물이 멸종한다. 상상하기도 싫은 지구온난화 시나리오다.
다행히 뒤늦게나마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달은 각국 정부와 지도자들은 교토 의정서, 파리협정 등 범국가적인 협약을 통해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0'의 탄소중립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 세계 제6위의 탄소 배출국이다. 모든 나라에서 한국처럼 탄소를 내뿜고 지구 생태자원을 고갈시킨다면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 무려 3.5개의 지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Net Zero를 선언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2030년 NDC 40% 달성 여부도 불투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탄소 중립은 과연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차량과 공장의 화석연료 연소 등을 통한 탄소의 인위적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탄소를 마구 내뿜는 발전원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수소, 암모니아 등 신재생에너지 캐리어를 안전하게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건물과 공장은 효율성을 증가시켜 에너지 사용을 절감해야 한다.
하지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대체하는 것 만으로 넷제로 달성은 요원하다. 탄소발생도 줄이고 대기로 배출되는 또는 대기중 탄소를 포집, 흡수하는 네거티브 배출,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다.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 활용하는 기술을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라고 한다.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지만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CCUS가 12~15%의 탄소저감 역할을 해주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공기에서 CCUS로 포집한 이산화탄소에 t당 최대 85달러의 세금을 공제해 주고 있다. 탄소를 포집하면 돈을 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탄소포집에 대한 지원제도가 전무하다. 탄소포집을 아무리 해 봐야 돈이 되지 않으니 CCUS 사업이 활성화될 리 없다.
유럽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은 현재 t당 9만8000원 정도에 거래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배출권은 t당 9000원 안쪽에 거래된다. 유럽의 탄소배출 비용에 비해 10%도 되지 않는 정도의 돈만 내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마음껏 탄소를 내뿜을 수 있다.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 CCUS를 설치할 이유가 없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현행 제도와 탄소배출권 시장 하에서 CCUS 사업은 활성화될 수 없다. CCUS 시장이 형성돼 여러 CCUS 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 2050 넷제로 달성은 요원하다.
후손들에게 뜨겁지 않은 맑고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필수적인 탄소포집 CCUS 사업이 정부의 제도적 지원에 힘입어 빠른 시일 내에 시장이 활짝 열리고 넷제로 달성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